[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열냉난방시스템과 연료전지사업의 설계 및 시공 기업
지엔원에너지(270520)가 최근 코스닥 상장사
엔투텍(227950)과 리튬코리아 등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최근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리튬 관련주들이 강세가 이어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리튬코리아의 정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리튬을 재료로 특정 세력들이 테마주 형성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지엔원에너지, 리튬테마 탔나…매각 공시 후 주가 급등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장마감 이후 지엔원에너지는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지엔씨에너지(119850)는 보유지분 35.14%를
엔투텍(227950)과 리튬코리아를 비롯해 3개의 투자조합에 매각한다. 매각 금액은 400억원이다.
이번 인수의 주체는 3개 투자조합과 리튬코리아다. 3개 투자조합과 리튬코리아가 총 380억원을 출자하며, 엔투텍은 20억원을 출자한다. 지엔원에너지는 대규모자금조달도 동시에 진행한다. 엔투텍, 리튬코리아, 앤디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125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한다. 유증이 마무리되면 최대주주는 엔투텍으로 변경된다.
지엔원에너지의 매각 소식에 시장은 곧장 반응했다. 10일 장마감 이후 시간외매매에서 9.62% 급등, 상한가 근처까지 올랐고 11일에는 19.08% 급등했다. 최근 리튬 관련주들이 급등한 데다, 연료전지사업을 영위하는 지엔원에너지의 인수인으로 리튬코리아가 이름을 올리자 테마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부상 회사 리튬코리아 정체는?…이엠앤아이·한스이엔지와 연결고리
인수주체 중 하나인 리튬코리아의 정체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리튬코리아는 과거 영화배급사업을 하던 오렌지옐로우하임이라는 법인이 지난달 사명만 바꾼 것이기 때문이다. 오렌지옐로우하임은 지난 2019년까지 사업을 영위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 매출액 0원에 사원수 1명인 사실상 장부상 회사다. 지난 8일 김대진 씨가 대표에 올랐으며, 지난달 사명 변경 이후 기존 사업과 관계없는 리튬 생산, 2차전지 제조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지분은 과거 사내이사로 있던 오재호 씨, 오영훈 씨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오재호, 오영훈 씨의 과거 이력이다. 이들의 이름은 지난 2019년부터 3년 넘게 거래가 정지됐던
이엠앤아이(083470)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엠앤아이(전 KJ프리텍)는 이른바 기업사냥꾼의 표적이 되면서 회사사정이 급격히 나빠진 코스닥 상장사다. 지난 2019년 4월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됐고, 10월 회생절차에 들어갔었다.
거래정지 당시 이엠앤아이의 구원투수로 나섰던 이들이 바로 오재호, 오영훈 씨다. 당시 이엠앤아이는 한스이엔지와
인트로메딕(150840) 등을 최대주주로 맞이했는데, 한스이엔지의 대표가 오재호 씨며, 이때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친인척)으로 등장한 인물이 오영훈 씨다.
한스이엔지는 ‘햇님토이’로 알려진 완구회사다. 2018년 창업주인 한상남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후 오재호 대표 체제로 바뀌었으며, 이후 화신테크(이노와이즈), KJ프리텍(이엠앤아이) 등 타법인 인수로 경영방향을 틀었다. 다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과거 2018년 인수했던 화신테크는 인수 3개월 만에 투자조합으로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지난해 상장폐지 됐다.
업계에서는 지엔원에너지 M&A에 등장하는 리튬코리아와 한스이엔지의 연관성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인수에는 리튬코리아와 코스닥 상장사 엔투텍을 비롯 다수 FI(재무적 투자자)들이 참여했는데, 과거 화신테크 인수 구조와 비슷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스이엔지가 과거 화신테크를 인수할 당시에도 임시 재무적 투자(FI) 후 엑시트 전략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서 “최근 이엠앤아이 역시 인수에 나섰으나 얼마 안 가 지분을 넘기며 엑시트에 나섰고 이 기간 진행된 감자와 유증 등으로 기존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이 있었다”고 말했다.
리튬코리아 법인등기 열람용.
이엠앤아이, 한스이엔지 인수 후 감자·유증…소액주주 '피눈물'
이엠앤아이도 한스이엔지가 최대주주로 있던 기간 소액주주들에게 커다란 손실을 안겼다. 한스이엔지는 이엠앤아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이후 40대 1, 2대 1 감자를 연이어 단행했다. 80개의 주식이 1주로 병합된 것.
소액주주들의 주식 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최대주주의 지분은 늘었다. 40대 1 감자전 한스이엔지외 5명을 대상으로 액면가 500원에 제3자 유증 1589만4000주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 발행주식 수의 24.53%에 달하는 물량이다. 2018년 말 소액주주 보유 비중이 85.3%에 달했던 이엠앤아이의 올해 상반기 기준 7.20%에 불과하다.
이엠앤아이는 최종 상장유지가 결정되면서 지난 9일 거래가 재개되긴 했지만, 거래정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봤다. 셀프 감자와 대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등으로 기존 주식가치가 희석된 것. 과거 이엠앤아이 소액주주 오픈채팅 방에 참여했던 주주에 따르면 KJ프리텍 당시 주식을 보유했던 소액주주들의 평균 손실률은 80%에 육박한다.
한스이엔지는 지난해 지분 대부분을 현재 이엔앰아이의 최대주주인 디에스피코퍼레이션에 넘겼지만, 남은 지분(100만주)만으로도 57억원의 평가 차익을 거두고 있다.
이번 M&A와 한스이엔지 경영진 개입여부에 대해 지엔원에너지 관계자는 “M&A이후 사업 계획 등은 나온 것은 없다”면서 “유증이 진행된 이후에는 엔투텍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고 리튬코리아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리튬코리아와 한스이엔지의 관계와 관련해 기존 지엔원에너지 최대주주인 지엔씨에너지, 오재호 한스이엔지 대표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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