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된 공공배달앱②)중개수수료에만 '올인', 경쟁력 한계
시장점유율 1% 수준…이용자 수 그나마 감소
연계사업 '지역화폐' 예산 축소도 악재로
'배달올거제'·'불러봄내' 등 사업 중단·흡수합병도
2022-12-14 06:00:00 2022-12-14 06:00:00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코로나19 배달수요 증가에 따라 급성장하던 공공배달앱이 최근 물가상승과 코로나19 완화 등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배달앱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13일 빅데이터 분석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점유율 97%를 차지하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의 11월 이용자 수는 올해 초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배달의민족은 1월 2072만명에서 11월 1975만명으로 97만명 가량 감소했다. 쿠팡이츠의 경우 60만여 명에서 30여만 명으로 이용자수가 반토막 난 상황이다.
 
국내 굴지의 배달앱의 상황도 이러한데 공공배달앱이라고 다를 리 만무하다. 공공배달앱 중 그나마 시장점유율 1%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 '배달특급'은 지난 1월 이용자수 55만여 명에서 11월 42만 명으로 10만여명 이상 줄었고, 대구시민 10명 중 1명이 이용한다고 홍보했던 '대구로'는 1월 19만 명에서 11월 16만여명으로, 부산시 '동백통'은 5만8000여 명에서 3만여명으로 감소했다.
 
사실상 공공배달앱이 민간 배달앱과 경쟁을 하거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중개 수수료가 1~2%로 낮은데다가 지역별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해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늘면 늘수록 지자체의 재정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또 공공배달앱 이용자 수 확장을 위해 활용해 온 지역화폐 연계 사업도 내년도에는 위축될 가능성이 커 공공배달앱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화폐 예산을 감액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올해 예산의 4분의 1 수준인 500억 원을 측정했고, 경기도 역시 올해 예산인 1841억 원과 비교해 1000억원 이상 축소됐다.
 
결국 일부 지자체의 공공배달앱들은 출시된 지 2년도 채 안돼 사업 종료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거제시의 '배달올거제'는 경쟁력 약화에 따라 오는 20일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춘천시의 '불러봄내'는 이용률 저조를 이어오다 결국 지난해 강원도 공공배달앱인 '일단시켜'에 흡수됐다.
 
현재 배달시장이 포화상태인 것도 공공배달앱이 한계에 다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공공배달앱 등이 몰린 배달앱 시장에 신한은행이 올해 초 '땡겨요'를 출시해 2%의 낮은 중개 수수료로 이용자 수 확장에 나섰고, 네이버도 'n배달'을 통해 배달시장에 진입에 도전장을 던졌다. 막대한 자본을 가진 민간 배달앱을 공공이 뛰어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또 공공배달앱의 낮은 중개 수수료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공공배달앱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 중개 수수료인데, 시장점유율이 1%대인 상황에서 수수료 1~2%는 사실상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공공배달앱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중개 수수료 인상도 검토 중이다.
 
배달특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실상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처음 출범했을 당시 목표 자체가 소비자와 가맹점만을 위함이었다. 사업을 지속하려면 이제는 현실적인 수수료 반영이 필요한 부분이다"며 "소상공인을 위해 1%로 최저 수수료를 했는데, 향후에는 수수료를 상향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12월 1일 경기도 화성시의 한 음식점에서 관계자가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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