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 시민 추모 공간 재단장

"모두를 위한 기억·애도 공간으로""추모글·물품 예를 갖춰 보관할 것"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해밀톤호텔 옆 골목과 이태원역 1번 출구의 희생자 추모 공간이 재단장된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는 23일 오전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공간이 모두를 위한 기억과 애도의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며 "추모공간 재단장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추모공간 재단장 1차 작업에 이어 이날 2차 작업을 진행했다. 추모 공간 재정비를 위해 참사 발생 지역의 골목 양쪽을 통제하고 메시지 보존 작업, 화분 정돈 등을 작업했다. 또 골목 입구에 해당 추모 공간의 의미를 알리는 안내를 부착했다.

 

이들은 "많은 시민들이 여전히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고 있는데 조화와 추모물품, 추모 메시지 등이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이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물품을 보존하고 이태원역 1번 출구가 기억과 애도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재단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수 많은 시민들이 추모의 마음을 전해준 것과 5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추모 메시지와 물품을 최선을 다해 지켜준 자원봉사자분들에게 감사하다"며 "2차 재단장이 마무리되면 추모글과 물품은 예를 갖춰 보관하고 영구 보관이 불가능한 꽃들은 조계종의 도움을 받아 소각한 뒤 재를 모아 치악산 인근 절에 수목장 형식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참사가 발생한 일대가 추모와 상생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현 시민대책회의 산하 피해자권리위원회 활동가는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 "이제라도 참사 피해자인 유가족들과 이태원 주민들이 온전히 누려야 할 애도의 권리, 심리적 회복을 위한 권리를 보장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참사가 있던 공간이 희망과 상생의 지역사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희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애도와 기억으로 거리를 조성하면서 희생자들이 사랑했던 이태원의 상권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활동가들이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를 위한 재단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