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외부위원들로 구성된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등록심사위원회가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최종 승인한 데 대해 변협은 유감을 표하며 '권순일 방지법' 도입을 촉구했다.
변협은 23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한 등록심사위원회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와 같은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나서 변호사법 개정 등 입법적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변협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법조 최고위직의 무분별한 변호사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이른바 '권순일 방지법' 법안 발의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등록심사위원회는 전날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고문을 맡아 '재판 거래' 의혹을 받았던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에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등록을 받아들였다.
등록심사위는 변호사법 10조에 따라 판사, 검사, 교수, 언론인, 변호사 등 외부인사로 구성된 독립기구다. 변호사 등록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돼 위원회에 회부된 사안을 심사·의결한다.
변협은 "권 전 대법관은 두 차례에 걸친 변호사 등록신청 자진철회 요구에도 소명을 하지 않은 채 끝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협회는 부득이하게 등록심사위에 안건을 회부했다"며 "등록심사위의 심사 규정이 제한적이고, 법원도 협소한 해석기준을 적용해 판단하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변협은 변호사법 제8조 제1항 제4호 등에 '공무원으로 재직 중 비위 행위를 저지르고 퇴직한 자로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한 등록보류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과 독일·일본처럼 변호사회가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일반적 등록거부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대법관에서 퇴임한 뒤 그 해 11월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월 1500만원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재판 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변협은 지난 9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접수된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신청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자진 철회를 권고한 바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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