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가작 취약한 곳부터 흔들리기 때문에 중기부는 다양한 지원책과 함께 법안까지 손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실에서 연두업무보고를 마치고 사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중기부는 올 한해 최소 3개 법안을 손질·도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우선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이 내년 7월 일몰을 앞두고 있다. 올해 안에 법안을 손질해야 일몰 이후에도 중견기업들이 지원을 받으며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중견기업특별법은 중견기업의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원활하게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일자리 창출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10년 한시법으로 제정됐다. 2014년 7월 시행 이후 10년이 도래함에 따라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중견기업특별법의 상시법 전환을 올 한해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중견기업 경영 애로를 가중하는 수많은 법과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중견기업특별법이 안정적인 주춧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상시법화는 물론 모든 내용을 실질화하는 전면 개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8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한시법인 중견기업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정부의 국정 과제도 조속히 이행해 중견기업의 체계적인 성장을 위한 안정적이고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일몰된 특별연장근로제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특별연장근로제는 주 8시간의 추가 근로를 허용해주는 제도다. 당장 주 52시간제로는 인력을 찾기도, 납기를 맞추기도 힘든 중소기업의 사정을 고려해 이들이 사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혼란을 막기 위해 1년간 계도기간을 부여하면서 처벌은 면하게 됐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존속은 63만개의 30인 미만 중소기업과 603만명의 소속 근로자들의 생존이 달린 민생문제"라며 "정부는 상시 연장근로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추가 채용 인건비를 지원하고 특별연장근로제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인가기간을 확대하고 사후인가 절차를 완화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근본적인 주 52시간 근무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사 합의를 전제로 한 '월 단위 이상의 연장근로' 법제화를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벤처업계에서는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벤처 복수의결권은 창업자에게 일반 주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주식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창업자가 의결권을 많이 갖게 돼 창업자의 의지대로 사업 방향을 끌고 갈 수 있다.
특히 투자금이 마른 상황에서 벤처 복수의결권 도입은 더 필요하다고 벤처기업계는 입을 모은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올해는 꼭 복수의결권이 도입돼야 한다. 투자를 받을 때 벤처 대표들이 지분을 많이 잃어 사업에 지장을 받는 것을 방지하려면 복수의결권이 필요하다. 올해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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