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방역당국이 ‘위중증 환자 감소’를 전제로 실내 마스크 해제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팽팽히 나뉘고 있다. 오랜 기간 마스크 의무 착용에 대한 피로감으로 자율 방역에 맡기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재유행 주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나온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 교차로에는 마스크를 벗은 시민을 찾기가 어려웠다. 추운 날씨와 미세먼지 나쁨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2년 넘게 착용해 온 마스크를 선뜻 벗는 것이 다소 어색한 것으로 보인다.
합정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박모씨는 "카페나 영화관에선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실내 마스크 해제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미 확진될 사람은 다 확진됐고, 백신도 2차~3차까지 대부분 맞아서 충분히 해제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서구 마곡동에 거주하는 50대 직장인 송모씨는 "이미 실외 마스크가 해제됐는데 한여름에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못 봤는데 실내라고 다를까 싶다"며 "나부터라도 지하철 같은 밀집 장소에서 감염이 걱정되면 알아서 쓰고 다닐 예정이기 때문에 자율에 맡겨도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영유아나 고령층 등 면역이 취약한 나이대를 중심으로 감염자 수 증가에 대한 우려는 있다. 비말 전파가 빠른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전에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고, 실외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이 많은 상황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40대 김모씨는 "확진자 추이를 고려해도, 영유아를 키우는 입장에서 마스크 전면 해제는 조금 이른감이 있다"며 "대유행과 거리두기 해제 전에도 음식점 등에서는 마스크를 벗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지만 지하철이나 사무실처럼 밀착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이 조금이라도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반적인 확진자 수는 감소 추세더라도 위중증 환자 발생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크게 줄어들고 있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중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4개월 넘게 0.11%대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중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대한 우려도 있다.
대학생 정모씨는 "재감염이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이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부분도 있다"며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의무화했다곤 하지만 아직 확진자 추이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뉴스를 봤는데 나는 웬만하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번 주 위중증 환자 수가 꺾일 경우 다음 주에는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방역당국의 이러한 입장은 최근 확진자가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와 관련이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9106명으로 1주 전인 2일 2만2724명보다 3618명 줄었다. 월요일 기준으로 보면 3주 연속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11월7일 1만8665명 이후 63일 만에 1만명대로 줄었다.
9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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