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횡포' 만연…118개사 건설노조에 1686억 뜯겼다
전국 1489개 현장서 불법행위 2070건 신고 접수
타워크레인 월례비 요구 '최다'…A건설사, 38억원 지급하기도
원희룡 "건설노조 횡포 악순환 끊어내겠다"
2023-01-19 15:51:13 2023-01-19 15:51:13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최근 3년간 건설사 118개 업체가 노조 불법 행위로 입은 피해액만 16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건설현장 불법행위 신고를 접수한 결과 전국 1489곳 현장에서 월례비 강요 등 불법행위 2070건이 신고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불법행위가 발생한 건설현장은 수도권이 681곳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울산·경남권이 521곳으로 전체 약 80%가 집중됐습니다. 이어 대구·경북권(125곳), 광주·전라권(79곳), 대전·세종·충청권(73곳), 강원권(15곳)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불법행위 유형별로는 타워크레인 월례비 요구가 1215건(58.7%)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노조 전임비 강요 신고가 567건(27.4%), 장비 사용 강요 68건(3.3%) 순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소속 노조원 채용을 강요(57건)하거나 태업(38건), 공사장 출입방해(25건)행위도 신고됐습니다.
 
특히 피해액을 제출한 118개 업체는 3년 동안 무려 1686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중 한 업체에서 적게는 600만원 많게는 5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A건설사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8곳 현장에서 44명의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월례비 등의 명목으로 697회에 걸쳐 총 38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월례비는 건설업계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관행처럼 지급해온 일종의 상납금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피해액은 업체 자체 추산액은 제외하고, 계좌 지급내역 등 입증자료를 보유한 업체의 피해액만 집계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입증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피해까지 포함할 경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는 불법행위 실태조사를 이달 13일까지 벌일 예정이었으나 신고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이라 다음 주부터 협회별로 익명 신고 게시판을 만들어 온라인 신고를 받을 예정입니다. 신고 내용은 세부적으로 확인해 피해 사실이 구체화된 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방침입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그간 민간 건설사들이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에 속절없이 끌려가고,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조차 못 했다"며 "노조 횡포가 건설사의 자포자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사장이 노조의 무법지대로 방치되지 않도록 민간 건설사들이 신고에 적극 나서달라"면서 "익명 신고 시 국토부와 건설 분야 유관협회가 수사 의뢰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건설사 118개 업체가 노조 불법 행위로 입은 피해액만 16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공사 중인 아파트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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