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부회장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이우현 OCI 부회장이 지주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통해 승계 마지막 계단을 오릅니다. 분할 후 미약한 경영권 지분을 보강하고 회장에도 취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7일 재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이우현 부회장이 인적분할 후 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동갑(1968년생)이라 시기상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우현 부회장은 고 이수영 회장으로부터 상속지분을 물려받아 지분승계도 이미 끝낸 상태입니다. 상속 과정에서 지분율이 약해지며 회사 3대주주(5.04%)로 물러난 게 남은 승계 과제입니다. 현재 친인척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 이복영 SGC그룹 회장(5.40%)이 각각 최대주주와 2대주주입니다.
일각에서는 친인척간 지분율이 얼마 차이나지 않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친인척 계열 지분도 상속 시 약해질 수 있어 이우현 부회장이 불리한 처지만은 아닙니다. 이우현 부회장이 지분을 상속할 때 SK실트론이 이 부회장으로부터 2%가량을 대신 인수해주는 등 숨겨진 우호지분도 있어 보입니다.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 문제도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해소될 듯 보입니다. 인적분할에 따른 지주회사 전환 후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현물출자 등을 거치면 이 부회장 본인 지분과 우호 지분이 함께 증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OCI를 인적분할해 존속법인은 OCI홀딩스 지주회사가 되고 신규 OCI 사업회사가 분할됩니다. 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가 오는 3월22일 열립니다. 신설 OCI 역시 분할 후 상장하게 됩니다. 모회사와 중복상장이지만 그동안 소액주주 차별 논란이 많았던 물적분할은 피했습니다.
물적분할 피했지만 자사주 활용
그럼에도 지주전환 과정에서 자사주를 활용하는 점에 따라 소액주주 지분가치가 희석될 것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최초 분할 이사회 결의일인 작년 11월23일 이후 OCI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했습니다. 그러다 1월초 저점을 지나 최근까지는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분할에 따른 회사 가치평가 관측이 반영된 주가 추이를 소액주주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분할 반대를 위한 조직적인 주주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OCI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22.23%에 불과합니다. 자사주(1.26%)나 금호석유화학(약 1%), SK실트론(약 2%) 등 우호지분을 포함해도 30%를 넘지 못해 국민연금(8.35%) 등 소액주주가 반대하면 분할이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분할에 대한 입장이 없습니다.
최근 깐깐해진 국민연금 기조는 OCI 입장에서 부담입니다. 지난해 3월 OCI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 금액에 비추어 과다하거나 보수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추어 과다하다며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지배주주에 유리한 자사주 의결권 부활 논란을 근거로 분할에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강조하는 최근 당정 기조도 OCI가 무사통과를 안심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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