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58.2%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치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했다'는 응답은 33.5%에 불과했습니다. 야권에서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헌정사 최초로 탄핵한 상황에서, 국민 여론도 정부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 지지세 강한' 60대 이상도 '충분치 않았다' 우세
10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7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2%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치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33.5%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8.3%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 5일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민주당은 다음 날인 6일 당론으로 이상민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이어 8일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습니다. 이로써 이 장관은 헌정사 최초 '탄핵소추 장관'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고, 직무상 권한도 정지됐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이 탄핵안을 추진하게 된 데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 장관이 재난과 안전관리 업무 주무장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치 않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30대에서 50대까지 60% 이상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치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20대 충분 38.1% 대 불충분 56.4%, 30대 충분 34.7% 대 불충분 60.8%, 40대 충분 24.3% 대 불충분 69.0%, 50대 충분 29.2% 대 불충분 65.4%였습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충분 38.8% 대 불충분 46.8%로, 오차범위 밖에서 '충분치 않았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수도권·호남 60% 이상 "충분치 않았다"…PK도 절반 "불충분"
지역별로도 대구·경북(TK)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치 않았다'는 응답이 앞섰습니다.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60% 이상이 '충분치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며 다른 지역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 충분 32.5% 대 불충분 61.6%, 경기·인천 충분 28.9% 대 불충분 63.9%, 광주·전라 충분 21.3% 대 불충분 69.5%였습니다.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충분치 않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으며 높았는데요. 부산·울산·경남은 충분 36.0% 대 불충분 51.3%로 나왔습니다. 이외 대전·충청·세종은 충분 42.1% 대 불충분 49.1%, 강원·제주 충분 36.3% 대 불충분 55.5%로, '충분치 않았다'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인 지난 5일 사람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추모글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충분치 않았다'는 응답이 무려 60%를 상회했습니다. 중도층은 충분 26.3% 대 불충분 62.1%로 나왔습니다. 보수층은 충분 63.4% 대 불충분 25.9%, 진보층은 충분 9.9% 대 불충분 88.1%로, 진영별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평가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은 충분 70.7% 대 불충분 17.3%, 민주당 지지층은 충분 4.5% 대 불충분 91.9%로 입장이 엇갈렸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1명이며, 응답률은 3.2%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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