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최근 정부에서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전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당초 시중은행이 이자장사 고수익으로 '돈 잔치'를 벌이는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금리도 법정금리도 법정 최고 수준에 가까워 이자장사에 혈안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카드업계는 여전채 금리가 안정세에 접어든 만큼 2분기엔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12월 말 평균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는 15.06%입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8.02%로 법정 최고 금리에 육박했습니다.
이자장사가 과도하다는 비판에 카드업계도 할 말은 있습니다. 은행의 예금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다보니 대출 재원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에 의존해야 합니다. 여전채 금리가 치솟았으니, 그만큼 높아진 조달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입장입니다.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대출금리가 점진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3년물 AA+등급 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연 4.097%를 기록했습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초까지 연 2%대 초중반 금리를 유지하다가 11월께 6%대로 치솟았는데요. 약 3개월 만에 2%포인트 내려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지금 조달 금리가 4%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1년 전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조달 금리가 내려간 부분은 2~3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대출금리 인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카드론 금리가) 중장기적으로는 하향 곡선을 그리겠지만,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는 "카드론 금리를 낮출 경우 향후 대손 비용이 발생할 것을 감안해 위험 프리미엄을 가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드론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개인 신용평점 700점(KCB 기준) 이하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2021년 1분기 3조4814억에서 2022년 4분기 기준 1조9749억으로 43% 감소했습니다.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며, 여전채 금리 하락, 카드사 수익 증가 등을 고려해 카드론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2금융권에서 카드론을 통해서 취급할 수 있는 대출 여력 자체가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총대출 1억원이 넘는 차주는 DSR 40%(은행권 기준)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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