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끌려가 도망치다 계단서 사망…가해자 징역 5년 확정
대법 "원심, 법리 오해한 잘못 없어"
2023-02-23 12:38:09 2023-02-23 12:38:09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술에 취한 여성을 모텔로 억지로 끌고 가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강간치사, 감금치사,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강간치사죄, 감금치사죄 및 준강제추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도망치던 중 계단서 굴러…지난해 1월 숨져
 
울산 울주군에서 스크린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던 A씨는 2021년 12월 손님으로 알게 된 B씨와 술을 마셨습니다. A씨는 B씨가 술에 취하자 택시에 태워 모텔로 이동했습니다.
 
택시에서 내린 후 B씨는 모텔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도망을 시도했지만 A씨는 B씨를 강제로 붙잡아 모텔 안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A씨가 한 손으로 B씨의 어깨를 붙잡아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모텔비를 계산하던 중 B씨는 급히 도망가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습니다. 
 
A씨는 그럼에도 의식을 잃은 B씨의 신체를 만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씨는 결국 지난해 1월 숨졌습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기로 했고 성폭행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B씨가 사망할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 "피해자 사망, 피고인이 결과 발생 좌우해"
 
1심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도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침해행위에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끼고 이를 피하기 위해 도피하는 것은 자연적인 결과"라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는 것 역시 개연성이 있고, 피고인이 결과 발생을 좌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B씨 유족들에게 상당한 금액을 지급한 후 합의했다며 징역 5년으로 감형했습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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