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인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정순신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정 본부장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 및 지역위원회 을지로위원장 리더십 워크숍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잔인한 학교폭력 소재를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가 현실에 나온 것 같아 충격”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정 본부장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한국 사회의 권력이 자녀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그 잘못마저도 덮어주는 씁쓸한 자화상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라며 “교육위, 행안위, 법사위 간사들과 주말을 거쳐 상의할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파렴치한 사람을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자리에 임명한 것인가”라며 “자녀의 학교 폭력에 온갖 법적 수단을 동원한 정순신 전 검사는 국수본부장 자격이 없다. 윤 대통령은 잘못된 인사를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정 전 검사의 임명을 즉각 취소하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빠가 법조계라 재판 걸어도 이긴다며 지속적으로 가해를 일삼은 정순신 아들의 학폭 그 자체도 문제지만, 이후 대처 과정에 법조 권력을 동원해 아들을 변호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며 “정의당은 정순신 본부장 임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적었습니다.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은 이어졌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정 본부장을 겨냥해 “자녀의 학교폭력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해 수차례 소송을 내고 모두 패소한 것은 더 큰 문제”라며 “사퇴하라”라고 했습니다.
천 후보는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하게 하기 위해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곽상도 전 의원, 조국 전 장관 사건에서 국민께 큰 박탈감을 드렸던 ‘아빠 찬스’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정 본부장은 아들의 심한 학폭가해사실을 알고서도, 오히려 아들 학폭가해의 뒷심이 돼줬다”며 “정 본부장은 법과 원칙을 집행하는 국수본부장 자격이 없다.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법과 원칙보다 우선시하는 편파와 불공정을 상징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국수본부장은 피해 학생과 가족들의 피해치유를 위해, 그리고 경찰이 전담하는 학교폭력수사의 엄정함을 유지하기 위해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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