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 열풍과 함께 큰 인기를 모았던 오피스텔이 최근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특성상 고금리 기조에 취약해, 근래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완화책이 잇따르면서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피스텔의 단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간 수년간 이어져온 부동산 규제책이 대체로 아파트 주택군에 집중된 관계로, 오피스텔은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책이 아파트 시장의 연착륙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오피스텔은 이제 투자자들에게 관심 밖 상품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 전세 모두 하락폭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 및 전세 가격은 전 분기보다 모두 0.8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매매 가격은 -0.59%, 전세 가격은 -0.61%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부동산R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건수는 총 4만1176건으로 전년 6만2284건보다 34%나 감소했습니다.
이처럼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는 것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탓이 큽니다.
오피스텔의 경우 수익형 부동산의 핵심이다 보니 투자수익률에 초점을 맞춘 수요층의 접근이 이뤄지게 마련입니다. 자연스레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출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데, 가파른 기준금리 상승으로 금융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에 나서지 않게 된 것이죠.
특히 지난해 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된 점도 오피스텔 하락세의 요인입니다. DSR 규제 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연 40%를 넘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만기 8년을 적용받는 오피스텔은 40년인 아파트에 비해 DSR 산출에 불리한 상황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완화 정책이 아파트, 재건축을 겨냥해 이뤄지는 점도 오피스텔 시장에는 악재라는 분석입니다. 통상적으로 하락장에서는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층의 경우 대체재인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나 재건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짙습니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랜드마크급 대단지 아파트도 심심치 않게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가 출시될 정도"라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태여 오피스텔 투자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최근 빌라왕 사기 사건으로 인해 임대수요의 축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역시 오피스텔로의 접근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시민이 서울 시내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