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삼표부지,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GFC 만든다

오세훈 시장 “더블린 도크랜드 참고, TAMI 산업 허브 조성”서울숲 일대도 공공기여 6천억 활용 수변문화 명소화

 

 

[아일랜드=더블린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장기간 지역주민들의 숙원으로 남아있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더블린 도크랜드를 참고해 TAMI 산업 허브이자 글로벌 미래업무지구로 개발 방향을 잡았습니다.

 

유럽 출장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아일랜드 더블린 도크랜드 전략개발구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삼표부지와 성수 일대에 대한 개발 구상을 밝혔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도크랜드 전략개발구역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쇠퇴한 도크랜드, 개발 거쳐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도크랜드는 과거 가스시설부지와 물류항으로 아일랜드 경제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지만, 항구가 동쪽으로 이전하고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지역 전체의 쇠퇴를 겪었습니다.

 

아일랜드는 도크랜드 중심부 22만㎡에 전략개발구역을 지정하고 2008년부터 전폭적인 규제 완화와 공공·민간 협력으로 개발에 나섰습니다.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으며, 혁신 디자인을 도입해 수변업무복합지구와 상업문화지구, 글로벌업무복합지구, 주거상업지구, 수변공원 등을 조성했습니다.

 

업무·주거·문화·상업이 융합된 매력적인 수변도시가 만들어지면서 도크랜드엔 구글,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링크드인 등 다수의 글로벌 IT기업들의 유럽 본사가 입주해 ‘실리콘 독스’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IT는 아일랜드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잡았으며, 과거 경제난에 시달리던 아일랜드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도크랜드 전략개발구역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오세훈 "서울 삼표부지와 유사, 복잡했던 구상 가다듬어"

 

이날 오 시장은 극장의 커튼을 형상화한 외관을 지닌 무대 컨셉으로 건축된 ‘도크랜드 대운하 극장’과 곡선 형태의 유리벽 외곽이 돋보이는 ‘도크랜드 컨벤션 센터’ 등 도크랜드 곳곳을 둘러보며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과 주변 공원 등 도심 속 수변공간들이 조화를 이루게 한 더블린의 수변도시 명소화 정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또한 현장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도크랜드 주요 건물의 혁신 디자인과 적용 및 완화된 규제, 세제 혜택 등 도크랜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물으며 이를 서울의 주요 현안 중 하나인 삼표부지 개발 방향을 구체화했습니다.

 

오 시장은 “낙후된 곳을 잘 개발을 해서 최첨단 기업들이 몰려들어올 수 있는 기반을 잘 만들었는데 서울에도 삼표레미콘 부지라고 유사한 장소가 있다”며 “타미(TAMI)라고 과학기술, 광고, 미디어, IT 기업들을 집적시켜 최첨단 기업들이 활발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부지로 활용하기로 결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약 6000억원의 공공기여를 활용해서 무엇을 만들어야 될까 머리 속에 구상이 복잡했는데 이곳에 와서 자연과 잘 어우러진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일구는지를 볼 수 있었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연계해 서울숲과 잘 어우러진 성수동 일대를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고 또 전세계 기업들이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들이 몰려들어올 수 있는, 일과 주거와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 하는 구상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도크랜드 전략개발구역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삼표부지,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개발

 

서울시는 2009년 GBC 계획과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담아 성수 일대를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조성을 통한 새로운 한강변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숲 한 켠에 1977년 조성된 삼표레미콘 공장은 이전 요구가 결실을 맺어 작년 8월 철거를 완료했습니다.

 

과거 2009년엔 현대GBC 건립을 통해 한강변 랜드마크 조성을 추진했으나, 한강변 높이 규제 등으로 무산돼 10년간 사업이 표류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성수동 일대가 신 성장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다수의 청년 유동인구와 수변·녹지공간이 자리해 새로운 경제중심지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미래성장거점이자 경제 혁신축으로도 설정돼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도크랜드 전략개발구역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이에 서울시는 성수 일대의 도시공간에 대한 재구조화를 거쳐 성수 준공업지역, IT 산업개발진흥지구(신산업), 성수전략정비구역(주거) 등을 연계해 미래형 첨단산업(TAMI) 기반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수변복합도시로 조성한다는 방침입니다. 삼표 부지는 이 중에서도 TAMI 산업 허브를 맡아 미래산업 신 성장거점의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삼표부지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을 통해 혁신 디자인을 적용하며, 민관이 협력해 국제설계공모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입니다. 삼표부지에 건립되는 글로벌미래업무지구(GFC, Global Future Complex)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미래형 첨단산업(TAMI)의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하는 공간입니다.

 

세계적인 업무단지 조성을 위해 첨단기술을 도입한 신개념 스마트 오피스이자 국제 인증을 받는 친환경 LEED 플래티넘 건축물로 건축하고,, 서울숲 및 주변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저층부를 선큰, 덮개공원 등으로 연결해 지형적 한계를 극복할 계획입니다.

 

최상층을 개방해 서울의 아름다움을 시민과 공유하고 한강, 중랑천 합류부로 사방이 트여있는 입지적 특성과 한강의 상징성 등을 활용해 수변 랜드마크 타워를 건립할 방침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도크랜드 전략개발구역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박용준기자)

 

서울숲, 한강, 중랑천 등 주변부도 국제설계공모 포함

 

서울숲은 기존 성수지역의 입주기업과 삼표부지 GFC가 TAMI 기업을 중심으로 미래산업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서울숲 내 저이용 부지를 활용해 전시문화, 컨벤션, 컨퍼런스 등 신기술 및 문화체험공간 미래공유플랫폼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삼표부지에 만들어지는 GFC는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청해 혁신적인 디자인의 수변 랜드마크를 건립하며, 이 과정에서 삼표부지뿐 아니라 서울숲, 중랑천, 한강 일대 활성화 개발구상을 통해 서울숲과 연계시설, 한강 특화시설 등의 아이디어 공모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도지역 변경으로 종상향이 이뤄지는 만큼 사전협상을 통해 6000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받아 국제설계 공모를 토대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해외 유명 건축가들에게 국제설계 공모를 받을 때 삼표부지뿐 아니라 주변까지 포함해 유명 건축가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철거된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사진=서울시)

 

 

아일랜드 더블린=박용준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