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또 뒤통수 맞은 정부…끝없는 '저자세 외교'
일본 독도 영유권 주장에 "강력 항의" 강제동원은 '침묵' 투트랙
2023-04-11 16:36:25 2023-04-11 18:11:47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정부가 일본에 연달아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상하겠다며 먼저 고개를 숙였던 정부와 달리 일본은 독도·강제동원 등 과거사 문제에서 왜곡된 입장을 반복·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도 문제에 강력 항의한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엔 사실상 침묵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정부에 대한 ‘저자세 외교’ 비판을 완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여전히 과거사 반성에 무게 두지 않은 일본
 
일본이 11일 오전 공개한 외교청서에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 표명을 기재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해당 외교청서에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이번 발표(한국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를 계기로 조치의 실행과 함께 한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가 강력히 확대돼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명시했습니다. 
 
그간 정부는 강제동원 해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내리자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는 일본의 입장 표명을 강조해왔습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의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가 담겼다는 점을 주목, 이를 바탕으로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이번 외교청서에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 표명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일본의 외교청서가 최근 국제정세와 일본의 외교활동을 기록한 백서인 만큼,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의 추가적 호응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를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2018년 외교청서에 처음 등장한 이후 6년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일본이 ‘마이웨이’를 유지·확대하고 있는 겁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 6일 오전 나주시 금성관 망화루 앞에서 열린 망국적 굴욕외교 윤석열 정부 규탄 나주시민 일동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와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독도에 항의한 정부, 강제동원 언급 피했다
 
정부는 일본의 독도와 관련한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 항의했습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논평에는 일본이 일본청서에 ‘역대 내각 역사 인식 계승한다’는 표명을 기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외교부는 기자들이 ‘독도에 대한 입장만 있고, 강제동원에 대한 언급이 빠진 이유’에 대해 묻자 “위안부에 대해 일본 외교청사에 나온 부분에 대한 정부 입장은 지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회복,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핵심을 두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이런 양국 간의 합의 정신에 부합되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 정부가 동 선언의 정신을 변함없이 계승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독도에 대해서 “강력 항의”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는 개별 사안별 입장을 표명하면서 정부에 대한 저자세 외교 비판을 완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닷새째 남북 군통신선과 공동연락사무소 정기 연락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을 향해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권 장관은 북한의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 사용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강력히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