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여야가 전세사기 특별법안 심사에 돌입했지만 국회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자 요건·구제 방식 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사기 피해 당사자들은 정부·여당이 내놓은 특별법안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등 피해의 실질 구제에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전수조사를 통한 피해 유형과 지원책 도출이 우선돼야한다는 주장입니다.
3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안에 대한 재심사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일 국토위는 정부·여당 안을 비롯해 총 세 건의 전세사기 특별법 병합 심사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바 있습니다.
당초 정부·여당이 내놓은 특별법 적용 대상 기준이 너무 협소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기존의 피해자 인정 요건 6가지를 4가지로 줄이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주택 면적과 관계없이 최대 4억5000만원 규모의 주택까지 일부 미변제라도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게 문턱을 낮춘 겁니다.
3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안에 대한 재심사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전세사기피해자 대책 마련 촉구 집회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지원대상에 들어도 여전히 실질적인 구제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승훈 이승훈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결국 피해임차인들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집을 사려해도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아무리 장기 저리 융자를 지원해 준다고 해도 피해자의 힘든 경제적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야 되는 건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피해 임차인이 경매에 넘어간 주택을 낙찰받을 경우 저리 자금 대출을 지원해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쟁점 중 하나인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피해자 지원에 일부 차질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재 야당과 피해자들은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위해 공공이 나서 채권을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와 여당은 혈세 낭비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특별법 제정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의 이철빈 공동위원장은 "전세사기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전수조사를 통해 피해 유형을 나누고 지원책을 도출한 뒤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완화된 요건을 적용해도 여전히 배제되는 피해자들이 다수 나올 수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3일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 심사를 진행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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