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리나라 경기가 3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경기 부진의 연속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출 영향 때문입니다.
반도체 시장 악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제조업 생산과 출하에도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내수 부진이 완화되면서 급격한 하강세는 진정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5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수출은 대외 여건 부진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조업 생산과 출하의 감소세가 지속했고 관련 기업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부진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KDI 측은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경기 부진'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전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월의 3.3%보다 낮은 증가폭으로 부진한 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가 26.8%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가 26.8%로 급감한데다, 전자부품도 30.4%로 줄어드는 등 전년 동기보다 7.6%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2%로 전월의 68.9%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낮은 수준에 그쳤습니다. 재고율은 122.4%에서 117.4%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3월 제조업 출하는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5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68로 전월 67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 71에서 2월 66으로 하락한 이후 70 아래를 밑돌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8일 '5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사진=뉴시스)
3월 소매 판매는 전월과 유사한 0.5%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계절조정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4% 증가하면서 부진이 완화된 모습입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관광객 유입과 대면 활동의 확대로 전월의 8.0%에 이어 6.2%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또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92.0보다 상승한 95.1을 기록했습니다.
3월 설비 투자는 전월의 4.2%보다 줄어든 2.2%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2.2% 감소했습니다.
KDI는 "설비 투자는 제조업 경기 부진이 반영되면서 낮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반면 소매 판매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고 서비스업 생산도 여행 수요의 확대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가 계속 둔화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어 전월의 13.6%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가 40.3%, 선박이 59.2%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ICT 부문은 42.5% 감소하는 등 대부분 품목이 부진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액 감소 폭이 33.4%에서 26.5%로 다소 완화됐지만,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수출액 감소는 7.2%에서 10.7%에서 확대됐습니다.
KDI 측은 "최근의 경기 부진이 제조업에 집중된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함에 따라 양호한 고용 여건이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올해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만9000명 증가했습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9월째 감소하다 10개월 만에 반등했습니다.
다만 제조업의 부진과 서비스업의 성장 등 산업별 경기 차이로 남성 고용은 둔화하고 여성과 고령층의 고용은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별로 보면 3월 취업자는 남자가 6만8000명, 여자가 40만1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60세 이상은 54만7000명, 50대는 5만명, 30대는 2만4000명이 각각 늘었습니다. 이에 반해 20대는 8만6000명, 40대는 6만3000명이 각각 줄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8일 '5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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