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이 부동산 자산 매각, 전체 임직원 임금 동결 추진 등의 재무 개선에 나섭니다. 미수금 등 자금난 해소에 나서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도 2급 이상 임직원들의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부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12일 '비상 경영 및 경영 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연 한국전력은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 재무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발표했던 재정건전화 방안에 비해 5조6000억 원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정부·여당은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한전이 먼저 고강도 자구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이번 자구안에는 수도권 대표자산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 추진이 포함됐습니다.
또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3개층 등 전국 10개 사옥의 외부 임대를 추진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임직원 임금 동결을 통한 고통 분담도 새 자구안에 담겼습니다.
한전과 전력그룹사 2직급 이상 전 직원의 연봉 인상분을 반납하고, 한전 3직급에 대해서도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할 예정입니다.
또 '노조와 임금 동결 및 인상분에 관한 협의에 착수한다'는 내용도 자구안에 담기는 등 6만2000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분을 반납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기존 인력 재배치를 비롯한 조직과 인력 효율화 조치 통해 신규 채용도 최대한 억제할 방침입니다.
전력설비 건설 시기와 규모는 조정하고 일상적인 경상경비를 최대한 절감하기로 했습니다. 전력시장제도를 개선해 구입전력비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자구안 발표에 맞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정치권 등에서는 정 사장이 한전의 경영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습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임직원 임금 동결 등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사진은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좌), 최연혜 가스공사 시장(우) 모습. (사진=뉴시스)
그동안 정 사장은 자구책 마련에 몰두하며 사퇴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정 사장은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앞두고 가진 임원들과 화상회의에서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정승일 사장은 "1분기 이후 유보됐던 전기요금 조정절차의 첫 단추인 자구노력 계획을 발표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전기요금 정상화는 한전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며 "저는 오늘 자로 한국전력공사 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스공사도 이날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15조4000억원 규모의 경영 혁신안을 추진합니다. 이를 위해 자회사인 가스기술공사를 포함해 2급 이상 임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분은 전부 반납합니다.
임금 인상분 반납에 전 직원이 동참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경영진은 직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 임금 인상분 반납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6월께 1급 이상은 전액, 2급 직원은 50% 반납할 계획입니다. 조직 슬림화 및 공급관리소 스마트화 등 조직 혁신을 통한 인력 운영의 효율성과 운영비용도 절감합니다.
이밖에도 프로농구단 운영 효율화를 통해 운영비를 전년 대비 20% 절감할 방침입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요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 이행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요금 인상 앞두고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임직원 임금 동결 등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비상결의대회 모습. (사진=한국가스공사)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