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올해 하반기 역전세 리스크가 일부 해소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관련 수치들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데다, 정부도 일부 규제완화를 통해 집주인들의 숨통을 트여줄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대출 증가 등은 위험요인으로 지목됩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집값 하락 여파로 올해 초 70.4(1월16일 기준)까지 떨어졌던 전세수급지수는 16주 연속 상승해 지난주 86.3까지 회복했습니다. 이는 최근 아파트 전세시장의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으면 전세 수요가 많고 낮으면 공급이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또 지난해 말 한주에 0.92%(12월26일 기준)씩 곤두박질쳤던 전셋값도 이번주 0.05% 하락에 그치는 등 보합·상승 전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집주인들에게 일부 퇴로가 열리면서 하반기 전세시장에 미칠 충격파도 다소 줄어들 전망입니다.
지난 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관훈토론회에서 전세반환대출(전세퇴거자금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추 부총리는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DSR 규제를 조금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도 7월 중에는 (규제 완화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DSR은 소득 기준 대출규제로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해 왔는데 이를 일부 완화해주겠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계대출과 연체율 증가 등을 이유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오던 가계대출은 지난 4월(2조3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4조2000억원) 또다시 늘어나는 등 1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연체율 역시 3월 말 기준 은행과 저축은행 연체율이 각각 0.33%, 5.07%로 1년 전 대비 각각 0.08%포인트, 1.66%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세금 반환 목적 대출에 대한 DSR 규제 완화는 역전세 유동성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함이지만 고금리 상황속에서의 담보대출은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임대보증금 반환 대출에 한해서라고 하지만 DSR 규제를 완화하게 되면 결국 부실 우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특례보금자리론 DSR 미적용처럼 여기저기 규제를 자꾸 풀어주다 보면 DSR 규제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하반기 역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이르면 내달부터 전세반환대출(전세퇴거자금대출)에 대한 DSR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서울 공인중개사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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