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공익채널은 방송의 상업화를 막고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출발했지만, 제도의 근본적 가치는 채널의 다양성을 보장하려는 데 있습니다. 다양성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의미를 담은 공익채널 제도가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정책 목표를 완주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료방송 플랫폼사업자들의 적극성, 제도의 약점 보완, 정부의 적극성 등이 담보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고삼석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는 "공익채널은 방송의 공익성 차원에서 채널의 다양성을 보장하려는 장치인데, 다양성은 민주주에서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볼 수 있다"며 "시청자들의 미디어 복지와 문화복지 정책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등 메이저 방송사업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방송의 다양성을 구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얘기입니다.
채널의 다양성을 위해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공익채널을 적극적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고삼석 석좌교수는 "다양한 시청자에게 미디어 복지 제고라는 측면에서 자율적으로 공익채널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며 "시청자 접근이 용이한 정책을 플랫폼 사업자들이 펼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3-2024 공익채널로 선정된 채널명 로고. (사진=각사)
공익채널 제도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에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 또한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경쟁력 있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선정을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찬구 미디어미래연구소 미디어커머스부문장은 "공익채널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기보다는 활성화가 안 된 공익채널을 제도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공익적인 목표가 분명하지만, 영세한 PP를 선정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정형화된 심사기준과 선정기준으로 다양한 채널들이 선정되지 못하고 있는데, 다양한 형태의 공익채널을 장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익채널 분야에 대한 조정의 필요성도 언급됩니다. 최용준 전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공익채널 분야의 선정 자체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선별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정부의 적극성도 요구됩니다. 현재 공익채널의 선정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유료방송 플랫폼의 재승인 평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할합니다. 거버넌스를 일원화해 정책을 탄력적으로 끌고가야 하지만 부처 일원화는 현실적으로 요원한 상태입니다. 정부의 개편이 당장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의 공익성 제고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두 부처가 협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령 플랫폼이 수용한 공익채널 수가 많을 경우 혹은 플랫폼이 실시하는 자체 채널 평가 요소에 공익 채널을 포함할 경우 플랫폼 재허가 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에 대한 두 부처간 소통과 논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로 꼽힙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사회적 약자의 방송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익채널을 선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주 뒷번호 채널을 배정받거나 수신료를 제대로 배분받지 못해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공익채널이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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