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0% 넘게 감소했습니다.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입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갤럭시Z'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하며 돌파구 모색에 나섰습니다.
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65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8개 분기 연속 감소세입니다. 지난 1분기보다는 1.2% 줄었습니다. 옴디아는 "스마트폰 핵심 부품 공급 문제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자료=옴디아
삼성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5330만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수요 약세 여파를 비껴나지 못했습니다. 출하량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를 출시한 지난 1분기보다 11.5%, 지난해 2분기보다는 14.3% 감소했습니다. 수요 부진 속에서 보급형 대표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 판매가 부진한 영향입니다. 시장점유율은 1분기 22%에서 2분기 20%로 하락했지만 업계 1위 자리는 유지했습니다.
이어 애플은 스마트폰 출하량 2위를 기록했습니다. 애플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줄어든 4320만대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분기보다 출하량은 24.6% 감소했고, 점유율은 기존 21%에서 16%(2위)로 하락했습니다. 옴디아는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 등 프리미엄 모델 판매가 높지만 기본형·플러스 제품은 전작보다 판매가 부진하다"며 "보통 2분기부터 기본형 모델이 전체 물량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올해는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Z 플립·폴드5'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올 4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옴디아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3분기 시장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임금 상승 등 경제 압박이 점차 완하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재고 수준도 감소하면서 올 연말과 내년에는 시장 침체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업계는 시장 불황에도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프리미엄 부문은 2분기 동안 유일하게 성장했다"며 "해당 분기 동안 판매된 스마트폰 5대 중 1대 이상이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밝혔습니다.
길어진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고가 제품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물가에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지난해 기준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43개월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한번 살 때 좋은 제품을 사자는 인식이 높아진 셈입니다. 올해는 이보다 다소 단축된 40개월 정도를 나타낼 것으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예측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델 중심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우선 신제품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을 전년보다 2주 앞당겼습니다. 오는 9월 공개될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 대기 수요를 사전에 흡수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연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 목표를 1000만대 이상으로 세웠습니다. 제조사와 이동통신 3사가 분담하는 공시지원금 규모도 대폭 키우며 갤럭시Z 플립·폴드5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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