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독감과 같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병원 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하는 방역완화 지침을 검토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입니다.
일선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정부가 마스크 의무를 해지해도 병원 내부 지침을 통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14일 <뉴스토마토>가 감염병 전문가들의 '병원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의견을 문의한 결과, '반대 입장'이 많았습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5만명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집계를 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4만3126명 규모입니다. 하루 평균 4만9018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는데다, 독감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확진자 수 급증의 여파로 위중증·사망자 수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평균 위중증 환자 수는 220명으로 직전 주 185명 대비 35명 늘었습니다. 사망자 수는 146명으로 직전 주 98명보다 48명 늘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원내 유행, 확산에 대한 통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병원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하게 될 경우 의료분쟁이나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 병원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중증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에서 마스크 착용은 당연하다"며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하지 않을 경우 의료소송, 분쟁이 발생했을 때 병원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얘기를 환자에게 할 수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료계에서는 고위험군이 많은 대학병원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한 이득이 특별히 없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주에도 진료실에서 마스크를 벗으시려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완전 해제가 돼버리면 정말 벗고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병원은 감염원이 많은 장소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해제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방역당국이 마스크를 해제해도 병원 내부 지침 등을 통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옵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료기관 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지되더라도 권고 조치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원내 감염 지침 개정 등을 마스크 착용이 원칙으로 자리잡히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병원급 이상 입원 환자를 케어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스스로 자체 규정을 만들어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14일 <뉴스토마토>가 감염병 전문가들의 '병원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실효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사진은 코로나19 검사 받는 환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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