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곽상욱, 오산시장 시절 제주 골프접대 의혹…2박3일 여성 동행
곽상욱 전 오산시장, 임기 말 건설업자 등과 제주로 골프여행
남성 4명 여성 4명, 동수로 2박3일…고급 리조트 객실 4개 사용
제보자 “접대 자리…숙소에서 여성과 놀았다는 이야기 들었다”
곽 전 시장, 접대 의혹 전면부인…“지인들과 여행, 결제도 각자”
2023-08-30 06:00:00 2023-08-30 11:39:42
[뉴스토마토 유연석·배덕훈 기자]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곽상욱 전 오산시장(더불어민주당)이 시장 재직 시절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제주에서 진행된 골프 일정에는 여성들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9일 <뉴스토마토>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곽 전 시장은 지난해 1월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습니다. 3선의 오산시장 재직 시기로, 마지막 임기를 6개월여 남겨둔 시점입니다. 
 
곽상욱 전 오산시장. (사진=곽 전 시장 SNS 캡처)
 
제주에는 곽 전 시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이 방문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남성 4명, 여성 4명의 동수였습니다. 확인된 남성은 곽 전 시장과 건설업자 정모씨, 인테리어업자 오모씨 등입니다. 여성 4명의 신원에 대해서는 증언이 엇갈립니다. 제보자는 아가씨(접대여성)로 들었다고 주장했고, 다른 증언자는 헬스 관련 일에 종사하는 일반인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4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음식점의 경우 밤 9시에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외국으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제주를 찾는 이들이 많았던 때라고 제보자는 전했습니다. 특히 골프 여행이 빈번했습니다.  
 
현직 시장과 건설업자 등이 동행한 일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황상 접대였을 가능성이 의심됩니다. 제보자의 증언도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합니다. 일행 중 곽 전 시장이 포함된 사실을 몰랐던 제보자는 3개월여 지난 4월쯤에 건설업자 정모씨의 지인으로부터 1월 제주 골프 여행은 곽 전 시장을 접대하기 위한 자리였으며, 숙소에서 여성들과 어울려 놀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아울러 제보자는 숙소, 골프장, 식당 등을 정모씨의 이름으로 예약했으며, 결제도 정모씨가 한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남자 넷, 여자 넷…최고급 리조트 4인용 객실 4개 사용
 
곽 전 시장 일행은 숙소를 2명씩 사용할 수 있도록 객실 4개를 예약했습니다. 이들이 묵은 숙소는 제주시에 위치한 A리조트입니다. 최고급 프라이빗 독채형 리조트로, 모 방송사 연애 프로그램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입니다. 
 
리조트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이들이 묵은 곳은 한 객실당 4인이 여유롭게 쓸 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면적 123㎡(약 37평)로, 방 2개(침대 3개), 화장실 2개, 거실 1개를 갖췄습니다. 객실 이용료는 1박에 80만원(세금 별도)입니다.
 
이들은 1월 8일과 9일 이틀 간 제주 내 골프장에서 2조로 나눠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곽 전 시장이 숙박비와 골프장 이용료 등을 직접 내지 않았다면, 최소 수백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곽상욱 전 시장 일행이 2022년 1월 2박3일 일정으로 묵었던 제주 A리조트 전경. (사진=유연석 기자)
 
또한 제보자에 따르면, 곽 전 시장은 그해 6월 16일과 17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를 다시 찾았습니다. 6월 지방선거 직후로, 퇴임을 2주쯤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민주당이 12년간 지켜왔던 오산시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줘 지역 민주당 분위기가 뒤숭숭하던 때이기도 합니다.
 
이 때도 4개의 객실을 예약했습니다. 1월에 다녀간 A리조트를 희망했으나, 방을 구하지 못해 B호텔로 예약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그 무렵 통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건설업자 정모씨의 측근이 제주에 거주하는 관계자에게 숙소 예약을 재촉하면서 예약자명을 정모씨로 해달라고 당부합니다. 
 
그러면서 측근은 “(정모씨가 곽상욱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옛날에 곽 시장이랑 갔을 때 난리가 났었나 봐. 그래서 (곽상욱이) 그걸 잡아달라고 부탁이 왔겠지. 그게 하루 100만원짜리인 건 (곽상욱도) 알잖아. 자기(정모씨)는 400만원 쓴 거야. 그런 머리는 잘 써”라고 이야기합니다. 
 
곽 전 시장 “접대 의혹 사실무근”
 
곽 전 시장은 해당 접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임기 말미에 시간 여유가 있어서 아는 지인들과 같이 (제주에) 간 것”이라며 “그런(접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비용에 대해서는 “제가 공인인데, 당연히 (각자 계산을) 했다”라며 “같이 간 지인들이 다 개인 일을 하시는 분들인데 n분의1로 해야 하는 거지. 그런(접대) 자리였으면 가지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수증 등 ‘직접 결제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취재팀의 요청에는 “아무리 제보를 받았다고 해도 그런 게(접대 받은 사실이) 없는데 의심을 한다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면서 거절했습니다.
 
곽 전 시장은 동행한 여성들에 대해서도 “나이도 많으신 평범한 지인들”이라며 “개인 프라이버시 때문에 누군지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6월에 다시 한 번 제주를 방문한 의혹에 대해서도 “간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곽 전 시장과 1월에 제주에 방문한 인테리어업자 오모씨 역시 제주에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접대 및 여성들과의 숙박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그는 숙소를 2명씩 사용한 것은 맞지만, 동성끼리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숙박비, 식비, 골프장 비용은 n분의1로 계산했다”고 했습니다. 곽 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오모씨에게도 해당 주장을 입증할 당시 카드 명세서 등을 요청하자, 그는 “카드로 했는지, 현금으로 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찾아보고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1주일 가까이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곽 전 시장, 여성 관련 구설 처음 아냐
 
곽 전 시장이 여성과의 구설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3선 오산시장이던 지난 2019년에도 여성 C씨와 ‘불륜 의혹’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C씨의 증언 녹취 일부를 당시 야당 측 인사인 이권재 자유한국당 오산시당 당협위원장(현 오산시장)이 폭로했고, 이는 시민들의 ‘곽상욱 시장 퇴진 운동’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불륜 의혹이 불거지자, 곽 전 시장은 “왜곡된 음해이자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에 ‘녹음파일 공개, 게시, 보도,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곽 전 시장은 C씨가 한 지역언론에 ‘불륜 주장은 거짓이었다’는 취지로 인터뷰한 기사를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C씨는 해당 언론 인터뷰를 끝으로 돌연 연락처를 바꾸고 잠적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곽 전 시장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4시간에 이르는 녹음파일에 수년간 곽 시장과 여성 간 있었던 일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돼 있고, 곽 시장 측이 제출한 자료(C씨의 진술 번복 인터뷰)만으로는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소명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지가 입수한 곽상욱 전 시장의 불륜 의혹 증언이 담긴 녹취록.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가 최근 입수한 66쪽 분량의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기혼자인 C씨는 곽 전 시장과 2016년 9월쯤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불륜 관계를 맺었으며, 이를 남편에게 들켜 위자료도 받지 못한 채 이혼했습니다. 이후 곽 전 시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2860만원의 돈봉투와 6개월 동안 매달 90만원씩 총 54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C씨는 또 곽 전 시장이 자신 곁에 사람을 붙여두고 감시했다고도 했습니다. C씨가 불륜 사실을 폭로하려 하자 곁에 붙여뒀던 사람들이 신변에 위협을 가한 정황도 녹취록에 담겨 있습니다. C씨의 증언에 의하면, 이들 감시자는 건달과 술집 마담이었습니다. 이들은 오산 지역에 땅을 갖고 있었고 개발 사업을 통해 이득을 얻고자 했다고 C씨는 주장합니다. 
 
이보다 1년여 전인 2018년에는 곽 전 시장이 또 다른 여성과 유흥업소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부둥켜안고 입을 맞추는 부적절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문영근 오산시장 예비후보는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곽상욱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곽상욱 전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래전 가까운 지인들과 만찬 회식을 한 뒤 공개된 장소에서 뒤풀이하던 장면을 누군가가 도둑 촬영한 것”이라며 “공개된 사진은 각도를 조작해 의도적으로 흐릿하게 처리한 것이고, 저는 결단코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유연석·배덕훈 기자 ccb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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