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나증권, 흑자 내던 알짜 발전소 매각한 이유
2015년 인수 열병합 발전소 매각 예정
정부 정책 변화에 사업 전망 어두워
제값에 팔아 신사업 육성에 투입 전망
2023-09-12 06:00:00 2023-09-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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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나증권이 지난 2014년 인수한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와 열병합발전소 매각에 나선다. 해당 발전소는 한곳을 제외하곤 모두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와 하나증권 내 대체투자 정책 기조의 변화로 선제적인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 알짜 발전소 매각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 (사진=IB토마토)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이 2015년 SK E&S에서 인수한 지역 발전소 3곳을 매각한다. 매각대상은 평택에너지서비스·김천에너지서비스·전북집단에너지다. 이번 매각은 하나증권의 해당 발전소 인수 8년여 만으로 매각 자문은 삼정KPMG가 맡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4년 하나증권은 하나대투증권 시절 구조화금융실 신설 후, 캐나다 자원개발기업 하베스트(Harvest)의 딥 베이신(Deep Basin) 지역 가스전 및 가스처리시설 준공 개발 거래(메이플 프로젝트)에 금융주선을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 투자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는 국내 인프라 투자로까지 이어져 SK E&S와 가스발전소, 열병합발전소 3곳을 매입했다. 당시 최종 거래 규모는 1조800억원이었다. 하나대투증권은 발전소 매입을 위한 하나발전인프라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를 직접 조성하고 ,운용하며 직접 투자도 했다. 당시 3개 발전소 자산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2014년 에너지·인프라섹터 최대의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됐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매각 단계 초기 상황으로 언론보도가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매각 방식과 매각금액에 대해서 밝힐 수 없다"라며 "일부 언론에서 매각 예상 금액이 거론되긴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매각 계획이 나오지 않은 만큼 단정하긴 이르다"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 시장 축소 어두운 전망의 LNG발전소
 
이번에 매각되는 발전소 3곳은 모두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알짜 발전소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연료 가격 불안정에 따른 집단에너지업계의 연이은 부진과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가 기존 LNG 영역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자 선제적인 매각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매각 대상에 이름을 올린 평택에너지서비스는 지난 2022년 경영실적에서 평택 소사벌지구 일원과 삼성전자(005930) 평택 반도체공장에 열을 공급해 매출 9403억원, 영업이익은 7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전력(015760)코오롱플라스틱(138490),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유한킴벌리가 전체 매출의 87.23%를 차지하는 김천에너지서비스도 지난 2022년 경영실적에서 매출 1555억원과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북 익산시 소재 아파트와 산업체에 온수와 스팀을 공급하는 전북집단에너지의 경우 작년 한해 8억원 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하나증권이 매물로 내놓은 발전소는 지난 2022년까지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지역 난방 발전소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 에너지 가격 불안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상당수였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자(지역난방 및 구역전기)가 제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 대상 19개 기업 모두 매출은 증가했다. 하지만 절반 이상 업체가 이익 감소 또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기업 중 최대 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작년 한해 4039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인천공항에너지, 수완에너지 등은 적자전환했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사진=한국신용평가)
 
이와 더불어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두고 민자발전사 전반의 수익성 저하와 더불어 중장기적인 사업 불확실성도 커졌다.
 
한국신용평가가 발행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높아진 원전의 위상과 민자발전사가 직면한 불확실성' 보고서에선 현 정부의 원전 중심 정책 변화로 인해 LNG 발전의 전략적 중요성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장기적인 사업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승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NG 발전은 석탄 발전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발전원으로서 상당 기간동안 중요성이 장기간 유지될 것 예상됐다"라며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10차 계획 이후 원전,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로 인해 원가경쟁력이 낮은 설비 순으로 가동률 저하추세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대해진 부동산 관련 사업 철수로 신사업 재원 마련 
 
현재 지역난방 발전소 업계의 부진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증권의 발전소 매각 행보는 아직 흑자를 내며 기업 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비대해진 부동산금융을 축소하고 현금 마련을 통한 신사업 육성을 목표로 한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4년 하나증권은 하나대투증권 시절 구조화금융실 신설 후 해외와 국내 상업부동산 투자로 투자금융(IB) 영역을 확대해 왔다. 이번 매각 예정인 발전소 3곳도 구조화금융실이 주도해 진행된 건이다. 이후 하나증권은 국내외 상업부동산, 인프라 투자를 통한 IB부문 확대를 이뤄왔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레고랜드 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기가 찾아왔고, 금융당국의 부동산 익스포저 관리 압박이 이어지자 구조화금융실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구조화금융본부가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부동산금융의 축소가 있었지만 하나증권은 사업 부문별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말 진행한 조직개편에서 IB부문은 투자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IB솔루션본부를 신설해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은 FX솔루션실을 신설해 외환 비즈니스 시장을 선점하기로 했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손님지원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신설된 손님마케팅실에서 전사 차원의 손님 창출 업무, 프라임케어실에서 전체 고객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 2022년 레고랜드발 부동산  PF위기 이후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 위험부담 증대가 심화돼 증권 업계에선 각 증권사별 비교우위가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라며 "다만 현재 금리 상황이 불안정 한 만큼 각 산업별 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조달 조건, 규제안 등에 대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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