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이후 자취 감춘 '소똥구리'…200마리 '방사'
환경부, 신두리 해안사구서 방사 행사
국립생태원, 생태계 서식 여부 확인
분변 분해 시 오염 물질 저감 효과 기대
2023-09-13 15:07:14 2023-09-13 15:07:1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지난 1960년대 이후 발견되지 않은 멸종위기 생물 소똥구리를 증식해 처음으로 자연에 방사했습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13일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서식하던 소똥구리는 1960년대부터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절멸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에서 1969년 이후로는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습니다. 
 
소똥구리의 절멸 원인으로는 구충제와 농약의 남용, 방목식에서 공장식으로 변화된 축산 환경, 농기계 상용화 등이 꼽힙니다. 
 
국립생태원은 2019년부터 몽골에서 소똥구리 원종을 도입해 생활사, 먹이원과 서식 환경 분석 등의 기초 생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또 최적 사육 조건 규명, 인공 증식 안내서 마련 등의 인공 증식 기술 개발·야생 적응성 연구를 추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소똥구리 200마리를 증식해 처음으로 국내 자연환경에 방사하고 이들 소똥구리가 실제 생태계에서 서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13일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소똥구리. (사진=환경부)
 
방사 대상지인 신두리 해안사구는 현재 한우를 방목하고 있으며 소똥구리 번식에 유리한 모래 토양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김영중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곤충·무척추동물팀장은 "연초에 소똥구리 서식지의 최적 후보지를 평가하기 위해서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며 "신두리 사구의 경우에는 천연보호구역으로 유지되고 있어 농약을 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가축을 방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사된 소똥구리가 한우의 분변을 활용해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분변을 분해하면 오염 물질 저감, 토양 개량뿐만 아니라 메탄(CH4)가스 분해 등 온실가스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똥을 굴리는소똥구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날 방사 행사에는 금강유역환경청, 태안군청, 국립공원공단,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을 비롯해 태안군 모항초등학교 학생과 주민도 참여했습니다.
 
안세창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파브르 곤충기나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똥구리를 미래 세대들이 생태계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증식 기술을 고도화하고 서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단계적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염풍뎅이와 닻무늬길앞잡이 등의 복원을 추진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기반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13일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소똥구리 200마리를 방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소똥구리. (사진=환경부)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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