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출퇴근 열차와, 여객, 화물열차 감축 운행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정부는 대화를 거부한 채, 엄정 대응만 시사하고 있어 파업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반면 철도 민영화 우려와 관련해서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13일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14일 오전 9시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노조가 실제 파업을 강행하면 지난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입니다. 이번 파업기간 열차는 총 1170개가 운행 중지됩니다.
철도노조의 총파업 요구사항은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촉구·합의 이행 등입니다. 공공철도 확대에 따른 세부 요구사항은 수서행 고속열차(KTX) 도입, KTX와 수서발 고속열차(SRT) 연결 운행 및 운임 차이 해소, 코레일과 에스알(SR) 통합 등입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SR이 운영하는 수서 SRT 노선을 경전·전라·동해선으로 확대하고 경부선 주중 운행을 축소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수서~부산 노선 좌석이 하루 최대 4920석 줄면서 좌석 부족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13일 전국철도노동조합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오는 14일 오전 9시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울역에 파업 예고로 인한 열차 운행 조정 안내문이 게시돼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철도노조 측은 해당 건을 거론하며 수서역 기반 SRT와 서울역 기반 KTX의 분리 운영이 철도 민영화 수순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4조 2교대는 야간 이틀 연속근무의 어려움을 개선하려고 마련한 근무 체계로 노사 합의 사항이지만 4년 넘게 전면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노조는 사측과 지난 7월부터 6차례의 실무교섭과 1차례의 본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도 결렬됐습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국토부는 부산~수서 노선을 단 한 번의 공청회나 토론 없이 11.2% 감축했다"며 "철도를 쪼개면 쪼갤수록 사회적 비용은 증가하고 공공성은 후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토부에 (수서행 KTX 운행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화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강조했습니다.
13일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14일 오전 9시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사진은 박지홍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발표 모습.(사진=뉴시스)
반면 정부 측은 정부정책 사항은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며 맞서는 상황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장 수용하기 어렵거나 현재 검토 중인 정책에 대해 일방적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성숙한 자세가 아니다. 파업 계획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대화는 노사 간에 하는 것이고 노조 본인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하겠다는 건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철도 민영화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 정부에서는 철도 민영화를 검토한 바 없다"며 고속철 경쟁체제는 공기업 간 경쟁을 통해 철도 운영 경쟁력을 높이고, 철도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노조가 요구하는 철도 통합도 장기간 논의를 거쳐 현 경쟁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고, 수서행 KTX는 경쟁체제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선로용량·차량 부족 등 운행여건과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민 불편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정부는 국민 민감도가 높은 출퇴근 시간 광역전철과 KTX에 동원 가능한 대체인력을 집중 투입해 열차 운행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필수유지운행률은 고속 56.9%, 광역전철 63.0%, 새마을 59.5%, 무궁화 63.0% 등입니다. 국토부는 광역전철 운행률을 평시 대비 75% 수준,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68% 수준으로 운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출근 시간대(07~09시) 광역전철 운행률은 90%, 퇴근 시간대(18~20시)에는 80%로 운행할 계획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일부 열차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철도경찰과 협조해 열차 운행 관련 종사자 직무 방해, 열차 출고 방해 등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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