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올해 주택 공급 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조만간 발표합니다. 특히 건설사들의 자금 숨통을 틔워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등이 담길 전망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진히 의문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민간 건설사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집중할 수가 없는데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 급선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오피스텔을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은 이번 대책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단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추후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방침입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5일 사이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배경에는 최근 각종 주택공급 관련 선행지표들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입니다.
국토부 집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의 주택 인허가는 총 20만727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착공은 10만2299가구로 54.1% 줄었고 분양 승인도 7만9631가구로 전년 대비 44.4% 급감했습니다.
통상 신규 주택이 착공 이후 2~3년, 인허가 이후 3~5년 뒤 공급되는 점에 비춰볼 때 향후 주택 수급 불안으로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5일 사이 부동산 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합니다. 사진은 신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사진=뉴시스)
이처럼 인허가, 착공이 급감한 것은 민간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를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PF 대출 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건설사의 자금 확보가 어려운 데다, 부동산 침체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탓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아파트의 공급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아파트 공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공급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공급대책에 담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건축·금융 규제 등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에 초점을 두는 분위기입니다.
원 장관은 "여러 규제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져서 들어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사업성을 늘려 공급 주체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 소유자가 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대상에서 제외되는 현 상황을 개선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원희룡 장관은 "소형주택 경우도 주택 구입 시 그 다음 주거사다리 갈 때(이동할 때) 생애최초 특공에서 배제가 된다"며 "결혼 전 소형주택을 샀다가 결혼 후 불이익이 된다든지 젊은층, 서민층이 아이 낳고 가정 꾸리기 전 구입을 망설이게 만드는 부분이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진지하게 협의 검토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건설사 PF 사업의 유동성도 지원합니다.
원 장관은 "큰 틀에서 수요와 공급은 시장 원리에 따라 시장이 끌고 가는 게 맞다"면서 "정상적인 금융과 공급의 순환까지 막힌 부분을 뚫어줘서 자체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게 목표이지 인위적으로 돌릴 생각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공공 부문의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공급량을 연평균보다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공공 택지 제공이나, 건축비를 낮출 수 있는 장치를 전방위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의 주택 인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신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사진=뉴시스)
하지만 부정적 견해도 여전합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금융 PF를 연장하거나 다시 일으키는 것은 금융기관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시장에 와닿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금융기관에 강제할 수도 없고 금융기관에서도 리스크를 안고 연장을 해줄 리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는 민간 건설사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집중할 수가 없다"며 "그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신규택지 발표 등 정부의 일방적 공급대책 발표보다 구체적인 주택 수요를 예측한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그는 "주택공급을 늘리려고 일방적인 신규택지를 발표하기보다 지역별, 연도별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거기에 지을 수 있는 땅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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