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D램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ompute Express Link, CXL)’로 인공지능(AI)칩 수요 대응에 나섭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했습니다.
우선 CXL이란, 데이터센터의 두뇌 격인 중앙처리장치(CPU)나 가속기 역할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반도체 사이의 도로를 기존 2~3차원에서 8차선, 10차원 이상으로 대폭 늘리는 인터페이스 기술입니다.
기존 서버 시스템에서는 CPU 당 꽂을 수 있는 D램 모듈이 최대 16개였습니다. 16개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AI와 머신러닝과 같은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PC 등에 CPU, GPU, D램 등을 꽂을 수 있는 물리적 한계가 있는 공간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병목현상 없이 처리하는 기술로 CXL이 등장하게 됐습니다. 특히 CXL은 기존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AI, 머신러닝 등 고속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CXL 기반으로 내놓은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CXL 1.1 기반 CXL D램을 개발한데 이어, 1년 만에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개발하면서 차세대 메모리의 상용화 시대를 앞당기기도 했습니다. CXL 2.0이 지원되는 128GB D램은 연내 양산할 계획입니다.
자율주행차, 챗GPT, 휴머노이드 로봇 출현으로 AI칩 수요가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CXL 기술도 이제야 각광받기 시작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21년 CXL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는데요. 2021년 삼성전자는 CXL 기반 D램 메모리를 인텔의 플랫폼에서 검증을 마쳐 차세대 데이터 센터가 요구하는 대용량 D램 솔루션의 기반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CXL이 D램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며 회사가 주력하는 기술로 자리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반도체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향후 고용량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CXL 메모리 모듈(CMM) 등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원하는 만큼 확장하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고 CXL 기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D램 시장에서 차별화 기술로 꼽히는 CXL에 대한 시장 성장성도 큽니다. 시장조사기관 욜그룹은 2028년까지 전 세계 CXL 시장이 150억달러(약 20조원)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 자율주행차 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용량을 병목현상 없이 처리하기 위한 유일한 솔루션은 현재로서는 CXL”이라며 “CXL이 D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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