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HMM 양대 노조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민영화 추진에 대해 졸속매각으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와 한국노총 전국해상선원노조 HMM해원연합노조(HMM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업은행 앞에서 이같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최근 HMM 매각과정이 산업은행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가 산업인 해운산업의 발전과는 상관없이 부실, 졸속매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해운산업 발전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비전부터 제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박의 운항 모습. (사진-=뉴시스)
HMM 인수 후보자인 동원, 하림, LX그룹은 지난달 6일부터 진행했던 실사작업을 지난 8일 마무리했습니다. 본입찰은 오는 23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에 노조측은 "현재 인수 후보자 업체들은 자기자본 조달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막대한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사모펀드 등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 오직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향후 인수기업의 신규투자사업에 인수대상기업의 유보자금이 유용되는 부실경영 가능성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실제로 인수 후보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6천억원~2조원 안팎입니다. 이는 시장에서 측정한 HMM의 최저 매각가 5조원보다 한참 모자라는 수준입니다. 여기에 지난달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영구채 1조원에 대해 주식전환을 결정하고 추가 2억주의 신주를 받았습니다. 이에 매각 대상 지분율이 40%에서 58%로 확대됐습니다.
또 이들은 HMM이 매각된 뒤에도 산은과 해진공이 경영에 간섭할 여지가 있어 민영화의 본질이 훼손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매각 뒤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 1조7000억원 규모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향후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정부가 새로운 지분을 소유하게 돼 민영화의 본질이 훼손된다"며 "해운산업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대표 국적원양선사 HMM의 민영화는 바람직한 지배구조에 대한 명확한 정부의 계획, 비전없이 졸속으로 처리될 위기에 봉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측은 국내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이번 HMM매각이 유찰돼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 시기 어렵게 축적된 자본이 민영화 이후 인수기업이 자신들의 다른 목적으로 유용하게 된다면,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은 더 이상 재기 불능할 것"이라며 "이번 매각은 반드시 유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HMM노조측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HMM 경영권 매각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승재 기자)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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