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이민우 기자] 12월 제조업 경기흐름도 밝지 않을 전망입니다. 내달 국내 제조업의 업황 전망을 놓고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세부 업종별 희비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업종은 호전되거나 호전이 유지될 거란 예측이 나온 반면, 전자·기계·화학 업종은 '흐림'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26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결과'에 따르면 다음 달 국내 제조업 업황 PSI는 100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11월 PSI(106)보다 6포인트 떨어진 수치입니다. 항목별 응답 결과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긍정적 의견이며,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부정적 의견이 많음을 의미합니다.
2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결과(2023년 11월 현황과 12월 전망)'에 따르면 다음달 국내 제조업 업황 전문가 서베이 지수는 100으로 전망된다. 표는 국내 제조업의 세부 업종별 업황 현황 및 전망 PSI. (표=뉴스토마토)
디스플레이만↑…기계·전자 업종↓
이달 현황보다 12월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 업종은 디스플레이가 유일합니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11월 현황 PSI는 95입니다. 12월 PSI는 100으로 5포인트 오름세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조선·철강·섬유 부분은 이달 현황 PSI와 12월 전망 PSI가 동일했습니다. 기계 업종 12월 PSI는 11월 현황(95)보다 21포인트 낮아진 74로 조사됐습니다. 전자업종도 17포인트 감소한 94로 파악됐습니다.
이어 화학 업종은 10포인트 하락한 95, 자동차는 3포인트 내려간 97로 전망했습니다. 헬스는 6포인트 감소한 105로 조사됐습니다.
산업연구원 측은 12월 산업 경기 전망에 대한 평가 근거로 "디스플레이 업종은 수요가 증가할 거란 긍정 응답이 있었다"며 "반도체 업종에선 재고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수요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계 업종에선 미국 대선, 지정학적 불확실성, 이자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12월 경기 전망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2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결과(2023년 11월 현황과 12월 전망)'에 따르면 다음달 국내 제조업 업황 전문가 서베이 지수는 100이다. 표는 국내 제조업 주요 항목별 현황 및 전망 PSI. (표=뉴스토마토)
내수·수출 기대 어려워
이달 내수와 수출 모두 100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내수 11월 현황 PSI는 103입니다. 이는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수출은 109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내수·수출 모두 11월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내수를 뜻하는 국내시장판매 12월 전망 PSI는 99로 이번 달 현황 PSI(106)보다 7포인트 낮습니다.
수출도 이달보다 다음 달에 더 낮아질 거란 전망입니다. 수출 11월 현황 보다 5포인트 낮아진 12월 전망 PSI는 104로 조사됐습니다.
고금리, 고물가와 세계 경제 불안정성으로 인해 12월 투자 경제 지수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11월 투자 PSI 현황은 94입니다. 이는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진 수치입니다. 12월에도 3포인트 하락한 91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출·내수·투자 전망 PSI가 하락한 것 뿐만 아니라 생산수준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이달 생산수준 현황 PSI는 100입니다. 다음달 전망 PSI는 6포인트 내려간 94를 내다봤습니다.
채산성(수입과 지출 등 손익을 따져 이익이 나는 정도), 제품단가도 11월 현황보다 6포인트 낮아진 98로 전망했습니다.
2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결과(2023년 11월 현황과 12월 전망)'에 따르면 다음달 국내 제조업 업황 전문가 서베이 지수는 100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재철소 전경. (사진=뉴시스)
"전쟁·미국 금리 등 '불확실성' 요소 커"
김기흥 경기대학교 명예교수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 경제는 상당히 침체 국면에 있는 편"이라며 "반도체, 조선업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고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하기에 전망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기가 불확실하니 단기적으로라도 시장 수요가 있는 쪽에 예산 배분하는 등 정책을 추진해, 성장 동력을 회복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부진이 멈춘 상태에서 숨 고르기 단계에 들어간 정도로 보여진다"며 "기계, 전자 등 업종은 투자나 대규모 기획이 있어야 살아날 텐데, 최근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수출 주도 경제를 하는 한국의 경제 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현재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중동전쟁도 휴전이지 끝난 게 아닌 만큼,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반도체 시장 등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소희·이민우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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