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정부가 공급망 안정이 필요한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춘다는 전략이나 민간 기업의 추진 동력엔 미약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민간 기업들이 국내 자체 생산을 위한 시설을 꾸려야하지만 낮은 경제성 등 참여율이 저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규제·인허가 완화와 인센티브, 세 깎아주기보단 실효성 있는 다변적 지원안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생산 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 계획 수립에 나설 방침이나 가시적 성과까지는 고심이 클 전망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방문규 장관 주재로 산업 공급망 전략회의를 열고 공급망 안정이 필요한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수입 100만 달러, 특정국 수입의존도 50% 이상인 소부장 품목을 대상으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 대체 가능성, 중·장기 수급 전망을 검토하는 등 185개 공급망 안정 품목을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품목은 2024년 1분기 소부장 경쟁력 강화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방문규 장관 주재로 산업 공급망 전략회의를 열고 공급망 안정이 필요한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산업 공급망 전략회의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선정된 품목은 업종별로는 반도체 17개, 이차전지 19개, 디스플레이·바이오·전기전자 23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즉, 반도체 희귀가스와 인조·천연흑연, 핵심광물 가공 소재 희토류, 수산화리튬 등 필수 소재가 수두룩 합니다.
해당 품목들은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계획입니다. 이 같은 전략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소부장 수입품목 4458개 중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약 38%인 1719개에 달합니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수입의존도가 높습니다. 주요국(G7)의 국가별 50% 이상 수입 의존 품목 수를 보면 중국 930개, 일본 270개, 미국은 146개 등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방문규 장관 주재로 산업 공급망 전략회의를 열고 공급망 안정이 필요한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요소수 제조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추진 과제는 총 10대 이행과제, 8대 산업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입니다.
10대 이행과제 중 자립화 방안으로는 핵심 품목의 자립 생산 기반 확충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국내 생산의 경제성이 낮은 품목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국내 생산 투자 사업에 대한 규제와 인허가 애로 해결에 집중 지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즉, 민간기업들이 핵심 품목을 국내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와 인허가를 완화해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민간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확실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자체 생산할 수 있지만 경제성 낮아 민간기업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원재료를 생산하는 기업들 입장에선 수익이 안 남기 때문에, 생산시설 구축 참여율이 저조할 순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국내에 공급망 안정 품목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건 장기적으로 꼭 해야 할 일"이라며 "세제 지원 등 기업들이 관심 가질만한 정책을 펼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미래에도 특정국에서 지속 일부 품목을 수입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보조금 제도 등을 활용해서라도 국내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R&D 종료 2년전에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계획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필요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생산시설 투자 지원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내년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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