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고립·은둔 청년 4명 중 3명 이상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4명 중 1명은 '자살 시도'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립·은둔 청년 중 80% 이상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56%가 '도움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1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19~34세 청년)'에 따르면 응답자 2만1360명 중 56.8%인 1만2105명이 '객관적 위험군'으로 분류됐습니다. 504명은 자신의 방에서조차 나오지 않는 '초위험군'에 해당했습니다.
자살 관련 설문에 응답한 8436명 중 75.4%에 달하는 6360명이 생각해 본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26.7%에 달하는 1698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자살 생각과 시도 비율은 고립·은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증가했습니다. 3개월 미만의 경우 자살 생각은 64.3%, 1년을 넘긴 경우 75.2%, 10년 이상의 고립·은둔 청년은 89.5%가 자살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립·은둔을 시작하는 시기는 60.5%가 20대라고 답했습니다. 23.8%는 10대, 15.7%는 30대에 고립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기간은 1년 이상 3년 미만이 26.3%로 가장 높았고 3~5년 16%, 5~10년 12.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이상 고립·은둔 생활을 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6.1%에 달했습니다.
이들의 고립·은둔 이유로는 취업실패가 24.1%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대인관계 어려움 23.5%, 가족 12.4%, 건강 12.4%로 조사됐습니다.
응답자 중 75.7%는 자신의 경제적 수준이 낮은 것으로 봤습니다. 자신의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답한 비율도 54.3%였습니다. 중상층이나 자신이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24.2%였습니다.
보건복지부가 13일 공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 2만1360명 중 56.8%가 객관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사진은 한강에서 쉬는 청년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고립·은둔 청년 중 80.8%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길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회복 의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67.2%는 민간기관 문의 등을 통해 탈 고립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56%는 '도움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유로는 정보부재가 28.5%로 가장 많았고 비용부담 11.9%, 지원기관 부재 10.5%로 나타났습니다.
고립·은둔 청년 중 75.4%는 대학교까지 졸업한 상태였습니다. 대학원 이상을 마친 사람도 5.6%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고학력자인 셈입니다. 고등학교 졸업은 18.2%, 중학교 졸업은 0.8%였습니다.
이들 중 69.9%는 가족, 지인 등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혼자 생활한다고 답한 비율은 30.1%였습니다. 또 89.5%가 미혼, 결혼해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8.6%였습니다. 이혼 1.1%, 별거 0.6%, 사별 0.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필요한 도움으로는 '경제적 지원(88.7%)'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취업 및 일 경험 지원(82.2%), 혼자하는 활동 지원(81.7%), 일상생활 회복지원(80.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청년들은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보건복지부가 13일 공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 2만1360명 중 56.8%가 객관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사진은 한강에서 쉬는 청년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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