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태풍이냐, 미풍이냐.' 이준석 신당의 운명을 결정할 날이 밝았습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이끌 사령관으로 취임한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따라 내년 총선 구도가 급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이 전 대표의 창당에 따른 파급효과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칭 '개혁신당' 임박…천아용인 완전체는 '불발'
이 전 대표는 27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장소를 옮겨 출마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 주민들에게 탈당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과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 등을 잔류 조건으로 내걸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해병대 사망사건 특검(특별검사) △이태원 참사 유족 면담 등에 대한 실천사항을 촉구했는데, 대통령실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6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탈당은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합류하는 인사들에 대한 발표나 인재영입 인사에 대해서는 추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번 탈당 기자회견에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완전체가 함께하는 그림은 불발됐습니다. 천아용인의 한 축인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당내에서 혁신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강했다"라며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허 의원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이기인 경기도 의원은 함께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이 전 대표는 탈당 직후 빠르면 1~2주 안에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을 마무리하고 1월 중순 신당 창당을 완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정당법상 창준위는 200명 이상의 중앙당, 100명 이상의 시·도당 발기인으로 구성되는데, 이 전 대표는 당 실무 준비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온라인으로 모집한 창당발기인 성격의 연락망에도 6만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신당 설립을 위해 필요한 중앙당 및 5개 시·도당도 확보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2일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신당 당명은 가칭 '개혁신당'으로 하고 본 창당 시 사용할 이름도 정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콘서트에서 천아용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이준석 전 대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당협위원장. (사진=뉴시스)
"한동훈이 이슈 선점"…"제3신당 여전한 기대감"
이준석 신당의 출범을 놓고는 정치권 내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와 회의론이 맞서는 상황입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전 대표의 신당이 '미풍'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신 교수는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목도가 높아야 하는데 한동훈 비대위 출범 후 주목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또 지역기반이나 유력 대선 후보가 합류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에게 팬덤이 있다고 하지만 선거제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능동적 성공 가능성은 없지만, 수동적 가능성을 찾아보자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공천 잡음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순간이 있을 것"이라며 "제3신당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표가 분산되지 않기 위해서도 흩어져 있는 세력이 뭉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 이준석 신당은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젊은 층에 대해 누가 더 소구력 부분에서 치열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이준석 신당이 비윤(비윤석열) 정도 스탠스의 당이라면 당대당 연대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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