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정부가 내밀 건설업 종합지원대책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부담을 덜어낼 '세제지원책 검토' 입장을 드러낸 만큼, 양도세 면제카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전국에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총 1만465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표는 11월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현황.(표=뉴스토마토)
7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양도소득세 감면혜택 등 전반적인 세제지원책에 대한 막판 협의를 조율, '건설업 종합지원대책'에 담을 계획입니다.
지난 11월 기준 전국에 쌓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총 1만465가구로 집계됩니다. 이는 1년 전(7110가구) 대비 47.2% 급증한 규모로 최근 건설사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분양대금을 받아 PF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건설사는 재고 주택을 해결하지 못하면 자금줄이 막히고, 결국 경영난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두산건설의 경우 지난 2009년 일산 위브더제니스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까지 불러일으키며 위기에 빠진 바 있습니다. 두산건설은 이후 11년 만인 지난 2020년에서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냈습니다.
지방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비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총 8376가구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약 80%가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1339가구로 가장 많았고, 제주(1028가구), 대구(1016가구), 부산(863가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2024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세제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금 현재 부동산 중 특히 지방 쪽에 미분양, 준공 후 미분양이 악성"이라며 "시간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늦지 않은 시간 내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준공 후 미분양과 관련한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시장에서는 과거 정부가 내놨던 양도세 감면 카드가 부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당시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전국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자, 미분양 주택을 취득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한시 감면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09년에는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면 취득 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소득에 대한 양도세를 전액 면제한다는 대책을 추가 발표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무주택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양도세 5년 한시 면제카드가 나오면 지방 미분양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혜택은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비춰볼때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제혜택은 자칫 빚내서 집 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이 나오더라도 모든 지역이 수혜를 입기는 어렵다"며 "부동산 심리가 회복되거나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정책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