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스포츠 중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보편적 시청권 문제가 점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큰 스포츠에 대한 시청 권리가 기존 TV에서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소외되는 계층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 한편으론 시청 환경의 변화와 경제적 논리에 따라 스포츠 중계는 유료화되는 것이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달 13일 시작해 지난 11일 막을 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CJ ENM(035760)이 중계권을 따내며 tvN, tvN스포츠 채널을 통한 TV 중계와 OTT 티빙을 통한 중계가 진행됐습니다. 쿠팡플레이도 온라인 중계권 재판매를 통해 중계에 나섰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요르단전 총 TV 시청률은 28.2%를 기록했고, OTT 이용자 수도 부쩍 늘었는데요. 와이즈앱·리테일·굿즈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수는 805만명, 티빙은 551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유료방송 채널과 유료서비스인 OTT를 통해 축구 중계가 진행되면서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는데요. 현행 방송법 제2조제25호는 보편적 시청권을 법으로 보장하는 시청자의 권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시를 보면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대회는 국민 전체가구 수의 100분의90 이상 가구가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합니다. 국가 대표팀이 출전하는 그 외 스포츠에 대해서는 국민 전체가구 수의 100분의75 이상 가구가 시청할 수 있는 방송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의 경우 후자에 속합니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진행한 카타르 아시안컵 중계 홍보 사진. (사진=각사)
다음달 개막하는 프로야구 KBO 리그 중계를 앞두고도 보편적 시청권 문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티빙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모바일 중계권 입찰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는데요. 통신사와 연합을 이룬 네이버 컨소시엄이 제공하던 온라인 야구 중계 서비스를 티빙이 맡게 되면서 야구 중계가 유료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O의 경우 인기 스포츠이지, 국가대항전은 아니기 때문에 보편적 시청권에 포함되는 콘텐츠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국민적 관심을 끄는 스포츠에 대한 시청권이 유료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감이 나오는 것이죠.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야구마저 전면 유료 중계로 바뀐다면 야구를 사랑하는 소비자 일부는 프로야구 시청권에서 소외를 경험할 수도 있다"며 "전 경기는 아니더라도 10개 팀, 주말 5경기를 기준으로 최소 한 경기는 소비자가 포털을 통해 시청할 수 있게 해주는 방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매체 중요도가 TV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방통위의 2023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매체별 이용률이 TV는 89.2%, 스마트폰 94.6%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OTT 이용률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77%로 나타났는데요, 전년 72% 대비 높아졌습니다. 시청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콘텐츠에 대한 경제적 가치도 변화하는 추세인데요. 변화된 환경에 맞게 스포츠 콘텐츠가 유료화되는 것은 수순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용희 동국대 교수는 "중계권 자체가 콘텐츠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것이고 무료가 불가능한 영역"이라며 "그동안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보편적 시청권을 쥐면서 광고로 콘텐츠 제공이 가능했지만 콘텐츠 시장이 유료 플랫폼으로 변화해 가는 시대적 흐름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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