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경선 의혹도 뚫은 정동영…이게 공천혁명?
정동영, '20대 부탁 발언'으로 당 경고에도 불구 '전주병' 경선 승리
'대선 출마→탈당→복당' 이어진 이력에도 공천…'올드보이의 귀환'
이재명-정동영 인연도 주목…이재명, 2007년 정동영 지지모임 대표
2024-03-14 18:00:00 2024-03-14 18:40:3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동영 전 의원이 전북 전주병 경선에서 승리, 민주당 공천을 따냈습니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정 전 의원은 사전선거운동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당은 즉각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부적절한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대선 출마→탈당→복당'으로 이어진 정 의원의 이력을 고려하면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도 제기됩니다. 특히 정 전 의원과 이재명 대표의 관계도 새삼 주목받습니다. 이 대표는 2007년 대선에 출마한 정 전 의원을 적극 지지했습니다. 
 
"20대로 여론조사 해달라"논란 일자 "농담"
 
민주당은 14일 지역구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했지만, 잡음이 연일 커지고 있습니다. 전날인 13일 현역인 김성주 의원을 밀어내고 전주병 공천을 받은 정 전 의원도 논란입니다. 사전선거 의혹이 제기, 당에서 경고를 받은 탓입니다.
 
정 전 의원은 앞서 지난해 12월 200여명이 모인 전주의 한 행사장에서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더구나 당시 "여론조사가 시작돼 전화가 오면 연령을 '20대'로 해달라"라고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선 거짓 응답을 통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경선 전 여론조사를 염두에 두고 지지를 호소했다는 점에서 사전선거운동 의혹도 있습니다.
 
1월2일 정동영 전 국회의원이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장에서 전주병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논란이 일자 정 전 의원은 처음엔 '음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이후엔 "20대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농담"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선 상대인 김성주 의원은 정 전 의원을 상대로 사전선거 운동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도 정 전 의원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한때 당 버렸는데공천 주는 게 상식이냐"
 
정 전 의원의 나이와 정치 이력을 고려하면,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정 의원은 1953년생으로 올해 70세입니다. 21대 총선 당선자들의 평균 연령이 54.9세였다는 걸 고려하면 상당한 고령인 겁니다. 이재명 대표보다 10살이나 많습니다. 더구나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후보로 출마한 경력이 있습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2022년 복당하기 전까지 7년은 민주당과 경쟁·대립 관계였습니다.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 보좌관은 "사전선거 의혹으로 경고도 받고, 자기 살겠다고 당을 버렸던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것이 상식과 원칙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면서 "경선을 치러서 공천을 받았다지만,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계속 논란이 생기는 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2007년 9월14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가 강원도 춘천시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장으로 들어서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전 의원 공천과 맞물려 이재명 대표와의 인연도 주목을 받습니다. 이 대표는 정 전 의원이 대선에 출마한 2007년 정 전 의원 지지모임인 '정동영과통하는사람들'(정통) 공동대표를 한 바 있습니다. 지지모임의 공동대표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당시 이 대표는 정 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지, 경선에도 깊이 관여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 외에 정 전 의원을 도운 정동영계는 이후 다방면으로 진출했습니다. 정청래 의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3선 의원 출신의 민병두 보험연수원장 등도 정동계입니다. 정 전 의원과 박 전 장관은 MBC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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