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첫 집단 휴진에 돌입했습니다. '빅5'병원 중 서울대와 세브란스 병원이 30일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겠다 밝히면서 환자들의 걱정이 커졌지만, 의료 현장에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세브란스 병원, 휴진
30일 휴진을 선언한 분당서울대병원은 혼란 없이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환자들은 대기실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고, 순서대로 진료에 들어갔습니다. 병원 앞에는 5월 1일, 6일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만이 붙어있을 뿐 이날 휴진을 알리는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주 1회 휴진을 발표한 후 이뤄진 첫 휴진 날이었지만 '자율적인 참여'로 진행된 만큼 이미 진료 일정이 잡혔던 교수들은 휴진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휴진에 참여한 교수들은 미리 진료와 수술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대병원 일부 교수진들은 이날 진료를 멈추고 비대위가 주최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한 긴급 심포지엄에 참석했습니다.
의대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이어지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30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소속 교수들이 의대 증원 및 휴진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의료원 교수들도 이날 주 1회 휴진을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진료가 큰 차질 없이 운영됐습니다.
안석균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이날 휴진하고, 진료실 앞에 "지금 의사들이 이렇게 강하게 의견을 표하는 이유는 환자와 그 가족의 치유와 평안함을 위함"이라며 "언론 보도와 달리 바른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지금의 혼란은 저희가 환자의 곁을 더 오래 지키기 위한 과정"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붙였습니다.
오는 3일에는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이 각각 주 1회 휴진에 돌입합니다. 서울성모병원은 3일부터 매주 수요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멈출 계획이고, 각 대학 병원들도 정기 휴진 여부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의대 교수 휴진에…환자 우려는 계속
주 1회 휴진 첫날, 큰 혼란은 없었지만 환자들의 우려는 계속되는 중입니다.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환자 A씨는 "혹시 진료예약이 미뤄질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어제까지도 아무 연락이 없었다"면서 "오늘은 진료를 받았다고 하지만 언제든지 의사들이 휴진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을 찾은 한 임산부는 "5월, 6월 의사들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어서 대학병원으로 다니던 임산부들이 다 개인병원으로 갔다"면서 "저도 원래는 서울대병원에서 아이를 낳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분당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갈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0일 분당서울대병원.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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