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일명 '이재명 친위대'로 불리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가 2일 국회에서 '전국대회'를 열고 '당원 중심 정당' 추진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22대 국회 개원 나흘 만에 나선 공개 행보에 나선 건데요. 이재명 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힘을 실어주면서, 강성당원을 등에 업은 '이재명 일극 체제'는 강화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당원주권시대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컨퍼런스'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대독을 통해 축사를 전했는데요. 그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대의민주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더 많은 당원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체계를 갖추는 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당원 주권'을 '시대정신'으로 규정하며 "혁신회의가 정당 혁신 개혁안을 만들고 이를 실현할 방안을 찾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는 건 매우 시의적절하고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당원 중심 민주당'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라며 "똘똘 뭉쳐야 한다. 당심은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에게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과 의원의 마음이 하나 되는 날이 임박이 올 걸 확신한다"고 말했는데요.
당 지도부까지 동참하고 나서면서, 4·10 총선에서 31명의 당선인을 배출해 당내 최대 모임으로 부상한 혁신회의는 앞으로도 세를 더 불려 나갈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전체 22명 중 혁신회의 출신 의원은 9명(41%)에 달하는데요.
혁신회의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앞서 혁신회의는 '4·10 총선 대대적 물갈이 공천'과 '권리당원 권한 강화에 따른 대의원제 축소' 등을 요구했는데요. 실제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이 대거 컷오프(공천배제)됐고, 민주당은 지난 30일 의원총회에서 '당원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장단 후보·원내대표 선출에 권리당원 투표를 20% 반영하고,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기존 60 대 1에서 20 대 1 미만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때, 1년 전 사퇴하도록 한 현행 당헌에 예외 조항을 두는 안까지 포함되면서, 이 대표의 연임과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조처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가 연임할 경우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쥐게 되는데요. 그는 의회와 지방 권력을 독점한 뒤 곧장 대선으로 직행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의 연임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이 '당원 주권주의'에 속도를 내면서, 강성당원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고관여층인 일부 강성당원이 정국 주도권을 휘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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