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만성 고령 질환을 타깃으로 한 신약 개발이 제약 바이오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5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18.4%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추세로 고령인구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경우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6%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각종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인데요. 초고령 사회가 다가오면서 치매와 골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특히 인구 초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제약 바이오 시장도 고령화가 성장을 견인하는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긍정적인 임상 결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신약 후보군은 골관절염, 치매, 당뇨, 고혈압 치료제 등입니다.
하지만 고령층에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전략과 달리 정부의 약가 제도가 신약 연구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진료비 부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따른 약가 규제가 제약산업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최근 5년간 연평균 8.1%의 증가율로 전 연령대 평균보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죠. 이는 결과적으로 고령층에서 유병률이 높은 질환 관련 의약품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죠.
고령 질환 관련 의약품 수요 증가 '양날의 칼'
노인 인구 진료비 증가로 고령 질환 관련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 제약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하겠지만, 건보 재정 부담으로 인한 약가 규제는 더 강화돼 제약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업계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2028년부터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가 규제를 강화할 경우 제약 산업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건강보험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재정에 대한 부담이 있고 만성질환 즉 노인성 질환을 중심으로 약가 절감을 위해 약제비에 대한 감소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약가에 대한 지출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은 재정 절감을 위해서 약가 인하, 제네릭 중심의 재정을 안정시켜야 하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초고령화 사회에 신약의 혁신가치 보장과 지속가능한 약제비 사후관리 제도를 통해 치료 접근성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약 연구개발 지출 비용과 투자실적을 약가 보상과 연계시키는 새로운 약가 보상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밖에 신약 접근성을 강화해 고령화 시대에 사각지대 없는 한국형 맞춤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습니다.
정 원장은 "정부 차원에서 약제비에 대한 적정성도 고민해야겠지만 기업들의 경영활동, 특히 R&D 투자, 해외 진출에 있어 발목을 잡지 않을 정도의 현실적인 규제 정책과 미래 가치 투자와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들이 같이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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