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6월28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서 대통령 보궐 선거 투표를 마친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중동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메네이가 이날 오전 긴급 소집된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 이와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NYT는 또 하메네이가 공격과 함께 전쟁이 확대되면서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방어 계획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메네이는 하니예 암살 사건 뒤 성명을 내고 "범죄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손님을 순교하게 했다"며 "공화국 영토에서 발생한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됐습니다. 이란과 하마스는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상태입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 공격을 예고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이란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내각 회의를 마친 후 가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란이라는 악의 축과 '실존적 전쟁'을 하고 있다"며 "어려운 날들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하니예 암살 사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존 커비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동에서 확전이 불가피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임박한 갈등 격화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