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놓고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기간산업인 만큼, 기업도 합병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국회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 노동조합이 참석했습니다.
토론 좌장을 맡은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합병 논의가 기득권을 위한 방향으로, 밀실에서 흘러가고 있다"며 "국회 토론회를 통해서라도 국정감사에서 문제점을 알리고 국민의 알권리와 합병의 문제를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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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토론회에 4번째 참석한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합병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교수는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추진하면서 합병 시 글로벌 톱 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 인천공항의 슬롯 점유율 확대 등을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시너지효과는 합병 심사 과정에서 거의 없어졌다. 슬롯을 반납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웠던 7대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얘기는 현실성 없는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봤습니다. 앞서 조원태 회장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박 교수는 "슬롯을 포기하면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현실성이 없는 얘기다. 비행기 한 대당 들어가는 인력이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구조조정을 하면 대한항공쪽 직원도 같이 조정이 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만 해고할 수는 없다. 대한항공노조가 회사 부실화, 구조조정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문제가 위기화되지 않은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낸 박 교수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통해 면면이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교수는 "항공사의 무형자산을 없애면서 합병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한 것밖에 안 된다. 회사의 이익, 노동자의 이익, 국가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대한항공노조, 아시아나항공노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점거해라. 방법이 없다.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영수 연구원은 '최근 사모펀드의 운수산업 진출 문제와 항공산업의 운영 개입 사례’를 이야기 하면서 합병의 부당함을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한진칼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았지만 인수합병 후 통합하는 기업합병 방법인 PMI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적자금이 들어간 기간산업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토론회에 국토교통부와 산업은행 참여를 요구했으나 모두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합병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는 "책임을 미루는 산업은행, 국토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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