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MM, 밸류업 지수 편입…수익성·배당 동시 확대 가능할까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에 향후 기업 가치 제고 필요성
PBR 부양 효과 나오는 ROE 지표 개선 전망
몸집 불리기 전략으로 순이익 확대 가능성
2024-09-30 06:00:00 2024-09-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6: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MM(011200)이 지난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에 편입되며 향후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 이익 확대가 목적이다. 이에 HMM도 기업 가치 제고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적극적으로 가치를 제고하는 기업에게는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 등도 기대된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익성과 배당을 동시에 확대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그러나 해운업계의 전망이 미지수라 향후 수익성 확대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고, 23조원 이상의 자금을 사업 확대에 쏟을 예정이라 1주당 배당금을 올리는 등 적극적 배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MM의 컨테이너선(사진=HMM)
 
역대급 높았던 ROE에 밸류업 지수 편입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기업에 선정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시가총액·흑자 여부·배당 실시 및 자사주 소각·최근 2년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50% 이상·최근 2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산업 내 순위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시가총액·흑자 여부·주주환원 실시·PBR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산업 내 ROE가 가장 높은 기업이 종목에 선정된다.
 
ROE는 기업의 자본을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순이익을 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이다. ROE가 높을수록 경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투자 업계에서도 가치 투자의 기준을 높은 ROE로 꼽는 등 ROE 지표가 기업 가치 제고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HMM의 연간 ROE를 살펴보면 2022년(48.68%) 대비 지난해(4.5%)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ROE 급락에도 불구하고 2년간 평균 ROE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지수 종목 편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HMM은 2022년 코로나19 시기 동안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순이익 10조1171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해운운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면서 순이익이 9687억원으로 90.4% 감소했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HMM의 자본총계는 20조7811억원에서 21조4408억원으로 6600억원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밸류업 지수 산출을 개시하고, 오는 11월 중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성장지수펀드(ETF) 상장이 예정돼 있다. 이에 상장 후 기업들의 기업 가치 제고 효과가 지수에 반영되는 만큼 HMM은 ROE 개선 등 구체적인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ROE가 개선될 경우 회사의 이익도 증가할 뿐 아니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한다. 이에 PBR(주가순자산비율)도 동반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ROE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가능성이 예상된다.
 
 
순이익 확대 방안 마련…1주당 배당 확대는 미지수
 
HMM은 지난 9월12일 신규 동맹 결성을 발표해 향후 순이익 확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운사들은 동맹을 통해 선박·항로·터미널 등을 공유하면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다. 
 
올해 1월 HMM과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동맹을 유지하던 독일 하팍로이드가 동맹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HMM은 올해 9월 대만의 양밍, 일본의 ONE와 함께 새로운 동맹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내년 2월부터 출범시킨다. 아울러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의 MSC와 선복(선박 내 화물 적치 공간) 교환 협력을 체결해 기존 26개 노선을 30개로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다.
 
동시에 선복도 확충한다.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사업에 12조7000억원, 벌크 사업 확대에 5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해운산업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몸집 불리기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해운산업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까닭에 향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하락하는 해운운임 등을 근거로 내년 HMM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HMM이 배당을 확대해 자본총계를 줄여 ROE를 개선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향후 수익성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1주당 배당을 높이게 될 경우 투자 부담과 맞물려 HMM의 자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은 영구채는 196회 및 197회 영구채로, 두 영구채의 총 규모는 1조3800억원에 달한다. 향후 두 영구채가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총 2억7600만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산업은행이 그간 HMM 영구채의 스텝업(금리 인상) 시기에 맞춰 보통주로 전환해온 만큼 잔여 영구채 역시 보통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올해 상반기 지급된 HMM의 1주당 배당금(700원)이 앞으로도 적용된다면 현재 배당 기조를 유지해도 신주 발행에 따라 추가로 1932억원가량의 배당지급액이 늘어나게 된다.
 
한편 자사주 매입 여부도 미지수다. 자본총계를 줄이기 위한 자사주 매입 방안이 있다. 그러나 2030년까지 투자가 예정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기준 7억5000만주에 육박하는 발행주식 수와 상승하는 주가를 고려하면 유의미한 기업 가치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는 우려가 발생한다.
 
HMM은 향후 밸류업 방안에 대해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밸류업을 위한 배당 등 방안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으며 향후 해운시황 및 전망 추이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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