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MG손해보험, '완전자본잠식' 현실화…지급여력 '빨간불'
금리 인하 영향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크게 줄어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에 타격…향후 전망도 부정적
2024-10-17 06:00:00 2024-10-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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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MG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로 돌아서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올 2분기 실적이 개선돼 이익잉여금 손실이 줄었지만 금리 영향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보험부채 할인율 변경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기준이 계속 강화되는 만큼 지급여력(K-ICS) 비율 개선은 요원한 모양새다.
 
금리 변동으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가 –551억원이다. 지난 1분기 157억원에서 대폭 감소한 것을 넘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자본총계가 내부 항목 중 하나인 자본금보다 적은 것이 자본잠식인데, MG손해보험은 자본총계가 모두 바닥 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MG손해보험의 자본총계 구조를 살펴보면 ▲자본금 1248억원 ▲자본잉여금 599억원 ▲이익잉여금 -2074억원 ▲기타포괄손익누계액 -324억원 등으로 파악된다. 지난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이익잉여금이 126억원 개선됐지만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834억원 감소하면서 손실이 났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시장금리가 변동됨에 따라 보험사 자산·부채 평가가 달라지는 부분이 반영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금리민감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게 형성된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부채가 자산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게 되는데, 그 결과 줄어드는 자본총계 부분이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로 처리된다.
 
MG손해보험의 경우 올 상반기 자산이 4조14억원, 부채가 4조566억원이다. 앞선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자산이 1017억원 증가한 반면 부채는 1726억원 늘었다. 
 
보험사의 금융자산은 분류별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 상각 후 원가측정금융자산(AC) 등 세 가지로 구분되며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여기서 FVOCI에 대한 것이다.
 
MG손해보험은 상반기 금융자산(유가증권투자) 3조5963억원 가운데 FVOCI가 2조6283억원으로 비중이 73.1%다. 손해보험 업계 FVOCI 비중 평균은 지난 1분기 기준 54.5% 정도로 파악된다. MG손해보험은 시장금리 상황에 따른 부채와 자본 변동성이 그만큼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보험부채 할인율 변경 타격…K-ICS 비율 하방 압력 거세
 
자본 변동에 특히 영향을 준 것은 경제적 가정인 보험부채 할인율 변경이다. 이는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장기선도금리 하향, 최종관찰만기 확대, 유동성프리미엄 인하에 관한 내용이다. 보험부채에 금리 변동이 반영될 때는 할인율 적용을 통해 이뤄지는데, 할인율 산정 요소 중 세 가지 항목의 기준이 강화된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자본총계 감소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부채 할인율까지 조정되면서 관련 부담이 더욱 늘어나게 된 것이다. 경제적 가정 변경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되면서 기준이 더 세부적으로 구체화된다.
 
MG손해보험은 자본총계가 줄어들면서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도 저하됐다. 상반기 K-ICS 비율이 경과조치 전 기준 36.5%로 1분기 42.7% 대비 6.2%p 하락했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3572억원이고,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9778억원이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도 K-ICS 비율이 44.4%에 불과하다.
 
(사진=MG손해보험)
 
K-ICS 비율 적정선은 보험업법 기준이 100%, 금융당국 권고치가 150% 정도다. 올 상반기 경과조치 전 기준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을 기반으로 살펴보면, MG손해보험이 K-ICS 비율을 100% 수준까지 맞추기 위해서는 62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150%는 1조1095억원으로 계산된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추산하면 전 기준보다는 요구 금액이 줄어든다. 다만 금리 하락 영향으로 가용자본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요구자본(금리위험액)이 늘어날 수도 있는 만큼 K-ICS 하방 압력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확충 필요 금액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는 셈이다.
 
MG손해보험은 자본 상태가 미흡함에 따라 차입 한도나 자본인정 한도 등 관련 규제상 자본성증권 발행 여력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영업력도 저하됐기 때문에 발행 효과의 실효성도 불분명하다. 결국 MG손해보험 매각 원매자나 예금보험공사 부담이 늘어나는 방향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ICS 비율을 어느 정도까지 맞추겠다는 것은 정해진 것이 없지만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예비 인수자들이 자금 지원을 신청한다”라며 “어느 정도로 맞출지는 인수자 의사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금보험공사도 한도가 있기 때문에 나머지 전부를 지원해주는 것은 아니고 특정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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