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내리막길 탄 금리…은행 실적 상승세 꺾일까
금통위 기준금리 0.25%p 인하 결정
은행 이자수익 감소로 실적 악화 우려
대출금리 유지로 호실적 지속 전망도
2024-10-17 06:00:00 2024-10-1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18: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고금리로 연일 고공행진이던 은행업계 실적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부터 물가 잡기에 들어선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인상시키면서 은행 실적도 덩달아 빠르게 올랐으나 금리 인하로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대출 금리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은행 전경.(사진=은행연합회)
 
물가상승률 안정에 기준금리 인하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가 좀처럼 내려올 줄 모르던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 2021년 8월 0.25%p 인상을 시작한 지 3년2개월 만이다. 이번 조치로 지난해 1월부터 유지해온 3.5% 금리는 0.25%p 내린 3.25%가 됐다. 우리나라 기준 금리는 지난 2021년 8월 0.25%p 인상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13일까지 꾸준히 올랐다.  
 
기준 금리란 자금을 조달하거나 운용할 때 적용하는 금리다. 기준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은행의 예대 금리 등이 결정돼 금융 소비자와 직결된다. 통상적으로 물가 상승세를 안정화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기준 금리를 올린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돈의 흐름이 부동산 투자에 몰려 시장 과열 현상이 나타나는 등 물가 인상을 부채질하고 가계부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한 데는 물가상승률이 비교적 안정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완화됐다는 입장이다.
 
금통위에 따르면 9월 중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다. 단기 인플레이션율은 2.8%로 향후 물가상승률은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치인 2.5%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 안정화의 영향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도 한몫했다. 빅컷은 금리 0.5%p 인하를 뜻한다. 지난달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유지해오던 5.5%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4년이 넘도록 긴축 기조를 이어오다 완화로 전환하자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도 점쳐진 바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실적 오름세 당분간 지속 전망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권의 실적 오름세도 꺾일 전망이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지난 2022년부터 은행권의 이자수익은 대폭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덩달아 올라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준금리가 0.5%이던 지난 2020년 4대 시중은행의 실적은 지난해 말과 큰 차이를 보인다. 2020년 4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KB국민은행 2조2982억원 신한은행 2조778억원 우리은행 1조3632억원 하나은행 2조101억원이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2023년 말 각 은행의 당기순익은 KB국민은행 3조2615억원, 신한은행 3조677억원, 우리은행 2조5056억원, 하나은행 3조4766억원으로 하나같이 증가했다. 충당금 확대 등 이슈가 있었음에도 실적은 감소하지 않았다. 비이자이익의 증가도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으나 이자수익 증가 영향이 컸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37조5037억원에서 81조591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서 이자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축소를 주문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8월 말부터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시장금리는 하락해도 가산금리는 올렸다. 은행권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제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산출한다. 가산금리는 각 은행의 각종 비용과 차주의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게 부과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신규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국민은행 4.09% 신한은행 3.69% 우리은행 3.69% 하나은행 3.97%다.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금리 자체는 오르지 않았으나 기준 금리 인하로 가계예대금리차는 폭을 키웠다.
 
8월 기준 각 사의 가계예대금리차는 국민은행 0.71%p로 전월 0.44%p에서 더 벌어졌으며 신한은행도 0.24%p, 우리은행 0.24%p 하나은행 0.58%p로 각각 전월대비 0.04%p, 0.09%p, 0.05%p 올랐다. 시중은행이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려 9월과 10월에는 차이를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준 금리가 인하됐으나 금융당국의 정책 등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 등은 유지될 것"이라며 "향후 계획은 내년 전략회의 등을 통해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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