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으로 유명세 탄 일반인 스캔들 반복‥피로감은 시청자의 몫?’
‘해결될 기미 없는, 일반인 출연자 리스크’
‘이준, 일반인과 ♥핑크빛 정황 터졌다…"좋아합니다" 마음 고백’
일반인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 제목들입니다. 언제부턴가 방송이나 신문지면에서 비연예인을 일컬어 일반인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솔로>, <돌싱글즈> 같은 연애프로그램부터 최근 뜨거운 화제를 낳았던 넷플릭스 오리저널 <흑백요리사>까지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경우가 하나의 방송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입니다.
연예인들이 장악해 온 브라운관에 다양한 직업과 이력을 가진 생활인들이 출연하는 것은, 그 자체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언론이 그들을 지칭할 때 쓰는 일반인이라는 용어는 썩 와닿지 않습니다. 일반인이라는 말에서 차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기 때문입니다. 위 기사들처럼 세상 사람들을 연예인과 일반인으로 나눌 때, 마치 연예인은 인물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인 반면, 일반인은 그냥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고 하면 저 만의 오해일까요?
일반인의 사전적 정의는 특별한 지위나 신분을 갖지 아니하는 보통의 사람을 말합니다. 연예인이 특별한 지위나 신분이 아닌 이상 연예인도 큰 틀에선 일반인인 셈입니다. 따라서 연예인과 대칭대는 개념으로 일반인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런 뜻으로 쓰고 싶다면 비연예인이라고 쓰면 될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일반인입니다.
예전 한 연예인이 방송에서 보통사람들을 일컬어 평민이라고 불렀던 일화가 있었습니다. 말실수이겠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남다른 선민의식이 반영된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한 배우가 자신의 연애 사실을 밝히며 대상이 일반인이라고 말할 때도 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배우 유해진씨가 tvN <삼시세끼>에 나와 후배 연기자에게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특별한 일을 하는 보통사람이야.” 이런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가히 연예인의 시대라고 할 만합니다. 아이들의 꿈이 연예인이 된 것은 오래전 일이고 이젠 전국민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연예인이 되길 꿈꿉니다. 오늘의 한류 열풍도 이러한 연예인되기에 힘입은 바 없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연예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겐 배우도 필요하지만,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도 필요합니다. 원조 예능피디인 주철환 전 이화여대 교수는 ‘스타는 빛이 나는 존재이자, 대중에게 빚진 존재’라고 했습니다. ‘일반인’이 없다면 연예인도 있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저는 ‘일반인’이 싫습니다. 비연예인이 일반인이라는 용어를 대체하길 바랍니다.
오승훈 공동체부 선임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