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건희 여사의 사법리스크가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거대한 소용돌이 정국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여야가 서로 상대의 사법리스크에 기대 여론전에 나서면서 양당의 지지층도 총결집하는 양상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오는 25일 예정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와 28일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표결' 결과가 향후 정국의 운명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18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특히 25일 예정된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을 포함해 계속해서 유죄 판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화력을 집중했는데요. 한동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와 관련해 "유죄 판결이 나오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법리스크 정점에 '이재명·김건희'
한 대표는 이 대표의 재판이 지연되지 않도록 감시할 당내 기구를 띄우겠다고도 밝혔는데요. 그는 "선거법상 2심은 (1심 선고 뒤) 3개월, 3심은 (2심 선고 뒤) 3개월 안에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며 "재판이 빨리 확정돼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 대표 지시에 따라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이날 '재판지연방지 태스크포스(TF)'를 띄웠습니다.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이 대표의) 부당한 재판 지연행위에 대해서는 논평·성명을 통해 국민들께 적시에 알리고, 사법부에 법리적인 주장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김건희 특검법의 처리를 거듭 압박하며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를 띄우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 대표는 1심 선고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검찰권을 남용하고, 범죄를 은폐하고 불공정한 권한 행사로 국가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검찰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검을 임명해서 훼손된 법절차를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은 검찰이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데 소극적이란 점을 언급하며 '김건희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대표는 자신과 관련한 1심 결과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이 대표와 달리, 다른 지도부 인사들은 1심 결과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특히 박찬대 원내대표는 "1심 판결은 명백한 사법살인"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여야가 서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며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니 현 정국이 더욱 혼돈에 빠져드는 모양새인데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의 징역형 선고 결과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이 대표의 대선 출마가 원천 봉쇄된다는 점,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면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방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당장 25일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결과의 정치적 파장은 앞선 공직선거법 때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는데요. 위증교사 사건 선고에서도 당선무효형의 유죄가 또 나올 경우 민주당은 큰 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두 차례 연속 유죄 결과가 나온다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담감은 한층 더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하며 28일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오는 19일 열릴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으로 알려졌는데요. 민주당은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강력한 대여 공세를 펴는 것에 활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대강' 치닫는 여야…'여론전' 최고조
다만 아직까진 국민의힘의 이탈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결속력이 강화됐고, 한동훈 대표가 당정일체에 적극 호응하면서 재표결 때 추가 이탈표가 나오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일단 하락세를 멈췄는데요. 이날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11월11일~15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무선 97%·유선 3% ARS 방식)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은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며 23.7%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와 비교해 1.4%포인트 올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럼에도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한 장외집회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민주당은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23일에도 김건희 특검법 수용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인데요.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해 연말에도 장외집회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결국 야당의 장외집회 추진 종착지는 특검법 처리를 통한 윤 대통령 퇴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법원 확정 판결 전에 윤 대통령의 퇴진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된다면 이 대표에게도 출마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다만 민주당으로선 특검법이 통과돼야 임기 단축 개헌, 탄핵 수순을 밟을 수 있는데요.
특검법 통과 여부의 변수는 명 씨와 관련한 의혹·논란 등의 여파가 어디까지 번질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윤 대통령 부부와 연관된 직접적인 정황 등이 나와 정치권에 대대적인 파장이 일 경우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쳐 국민의힘 내부가 동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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