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매달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달의 좋은 법'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10월15일까지 발의된 법안을 대상으로 심사했으며, 연구소 자문위원으로부터 총 23개의 법안을 추천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운영위원회의 2차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교육위원회)이 대표 발의한 '정서행동위기학생 지원에 관한 법률안', 일명 '금쪽이 지원법'이 선정됐습니다. 이 법안은 심리, 정서 또는 행동의 문제로 일상적인 교육활동 참여가 어려운 학생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정서행동위기학생을 담당하는 개별 교사 부담을 줄이고, 정서행동위기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마련하기 위한 제정법입니다. 해당 법안은 교육 현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서행동 위기학생 급증…교사 부담 커져
강 의원은 18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야단법석'에 출연해 "불안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많아졌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품행장애가 있는 학생이 상당히 증가했다"며 "과잉 행동을 하는 학생들, 위축돼서 말을 하지 않고 혼자만 있는 학생도 있는데 학교에선 제대로 된 개입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이란 ADHD, 품행장애, 반항장애, 우울 또는 무기력 등으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특히 ADHD 학생 수는 최근 급증했는데요. 강 의원실이 발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ADHD 진료 인원은 지난 2018년 4만7190명에서 2022년 8만3148명으로 4년 만에 76.2%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학교 교육 공백, 입시 스트레스 등이 정서행동 위기학생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은 교우관계 등 학교 생활이 원만하지 않을 뿐더러 학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현재로선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지원을 개별 교사에게 의존하는 상황이라 교사들이 상당한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위기학생 지원기관, 긴급전화 등 의 방안이 거론되지만 지원 영역과 부처가 각기 달라 교사들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의원은 "학생들이 싸울 땐 선생님이 말려야 하는데 자칫 폭력교사로 오해를 받게 되기도 한다"며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학생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현장의 실상을 전했습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18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야단법석'에서 '정서행동위기학생 지원에 관한 법률안', 일명 '금쪽이 지원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위기학생 선정·지원 방안 내용 담겨
이같은 현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강 의원은 정서행동 위기학생에게 필요한 지원 방안을 법안에 세부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법안은 먼저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개념을 정의했습니다. 제2조(정의) 제2항에 따르면 정서행동 위기학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심리·정서적 이유로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으로, 학교장이 정서행동 위기학생 진단검사 결과, 학급 담임교사의 요청이나 학부모 등 보호자에 대한 상담 결과 등에 따라 선정할 수 있습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제대로 도우려면 조기 식별은 물론 체계적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법안에서는 이들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책 마련 △교육부장관 소속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 위원회 설립 △정서행동 지원 전문교원 배치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센터 운영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강 의원은 "학생 수 감소로 발생하는 과원 교사들은 경력이 많고 학생 지도 경험도 풍부해 연수와 교육을 받으면 학생 상담 등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야단법석 진행자인 임혜자 K-정책금융연구소 기획위원은 "정서행동위기학생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일부 개정안이 아니라 제정법으로 무거운 법안"이라며 "국회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니 '해당 법안에 대해 적극 공감하고 예산정책처에서도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이를 미루어 봤을 때 큰 법이지만 꼭 통과가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초등 의대반 방지법'…"과도한 선행학습 막아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9월 '초등 의대반 방지법'을 대표 발의하며 과도한 선행학습 규제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사진=뉴시스)
이외에도 강 의원은 국내 교육 정책과 관련한 여러 법안을 발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9월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초등 의대반 방지법'을 대표 발의해 과도한 선행학습 규제에 나섰습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의대 열풍'이 불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 입시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을 통해 선행학습 유발 광고와 선전 등에 대한 법적 처벌 등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최근 16개 시·도내 주요 학원가에서 취합한 '초등의대반' 홍보물 분석 결과, 전국 총 89개 학원이 136개의 초등의대반을 개설·운영 중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초등의대반은 레벨테스트부터 초등 2~3학년에게 고1 수준의 학습을 요구하고 초등 5학년 학생에게 고2 미적분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정안에는 학원 등이 선행학습 과정을 운영하거나 학원 수강생 모집 시 교육과정 선행 문제 출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규제 방안으로는 선행학습 유발 광고나 선전을 하는 학원 등에게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교육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원 등이 규정을 위반했을 시 사안에 따라 1년 이하의 교습 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강 의원은 "헌법적으로 사교육 종사자도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한 것이고 학생들도 사교육을 선택할 자유가 있기 때문에,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 이런 부분에 해당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법안을 발의했다"며 "(국회의원 임기가 남은) 4년 동안 최소한 초등 의대반 방지를 이뤄내겠다는 신념을 꼿꼿이 세울 수 있도록 응원 부탁한다"고 밝혔습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9월 '초등 의대반 방지법'을 대표 발의하며 과도한 선행학습 규제에 나섰다. (사진=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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