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야당 대표를 향한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5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위증 혐의를 받는 김진성씨(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 무죄 판결을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사건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로 ‘검찰 사칭’ 사건입니다. 이 대표는 2002년 최철호 전 KBS PD가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과 관련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을 취재하면서 검사를 사칭하도록 도운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대표는 2004년 12월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2018년에도 불거집니다.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이 대표는 방송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검사 사칭 여부를 묻자 “누명을 썼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이 대표가 거짓말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진성씨는 이 재판에서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자는 의견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0년 7월 이 대표에 대한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일단락된 것 같던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또 재소환됐습니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김씨를 조사하다 이 대표와의 통화 녹취록을 발견한 겁니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 지시로 위증했다며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이 대표는 김씨와의 전체 녹취록을 공개하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냥 있는 대로”, “기억을 되살려서” 말해달라고 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결국 재판부는 이 대표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김씨가 일부 위증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대표의 증언 요청은 통상적인 증언 요청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대표와 김씨의 2018년 11월22일과 24일 통화 전체 내용과 표현·의미·문맥·대화 흐름 등을 비춰볼 때 이 대표의 증언 요청 방식은 사건 내용과 요청자 주장을 설명하고, 요청자가 필요로 하는 점을 언급하며 증인이 기억하거나 알고 있는 점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통상적인 증언 요청과 다르지 않다”며 “이 대표가 필요로 하는 증언을 언급했다는 내용으로 위증을 요구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이 대표가 김씨와 처음 통화하면서 세월이 지나 있는 대로 말해달라고 한 점, ‘이재명을 주범으로 만들자’는 김병량 전 시장과 KBS 고위 관계자의 합의에 관해 설명하며 증명되지 않았다고 스스로 말한 점 등에 비춰볼 때 김 전 시장의 입장을 상기해 달라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의 일부 위증 동기가 이 대표의 증언 요청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대표가 김씨의 증언 과정에서 개입했다고 할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봤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와 김씨 통화 당시 김씨가 증언을 할지도 정해지지 않아서 이 대표에게 위증 교사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의원직 상실형으로 피선거권를 10년간 박탈당하는 중형입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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