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훈 선임기자] 서울지하철 파업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등이 외주화(민간위탁) 중단과 안전인력 충원 등을 내걸고 내달 5∼6일 전국철도노조와 공동파업을 예고한 겁니다. 하지만 협상의 키를 쥔 서울시청은 이를 ‘정치파업’이라 보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결국 파업에 따른 불편은 시민 몫이 될 가능성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틀째 많은 눈이 내린 11월28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강장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시진=뉴시스)
11월26일 오전 공공운수노조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오는 12월6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철도노조는 전날인 5일부터 파업을 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의 3노조인 올바른노조도 내달 6일부터 파업에 동참합니다. 이들이 공동으로 내세우는 요구는 정책의 공공성 강화입니다. 임금·단체협상 중인 서울교통공사노조와 9호선 노선, 철도노조, 올바른노조 모두 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에 외주화 중단과 안전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노조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영혁신을 내세워 지난해 380명을 감축한 것도 모자라 2026년까지 2200여명을 추가 감축하겠다고 밝힌 상태”라며 “안전운행에 필수적인 인력까지 다 줄여서 여차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또 “서울교통공사는 업무를 하나하나 쪼개 민간에 맡기는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철도 안전을 위해선 열차운행과 시설유지 업무의 긴밀한 협업이 중요한데, 업무를 쪼개 민간에 위탁하면서부터 안전관리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1월19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교통공사 노조 회원들이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보고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9호선은 기존 개화역~신논현역 노선에서 개화역~신논현~중앙보훈역 노선으로 연장됐는데, 서울시는 위수탁계약으로 인력증원을 묶어놓은 상태입니다. 김성민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장은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적정인력 산정을 위해서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무려 196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신논현역에서부터 종합운동장까지는 2015년에, 종합운동장과 중앙보훈역까지는 2018년에 연장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노동자들은 무려 9년을 인력충원 없이 견뎌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협상을 조정할 수 있는 서울시장은 노조의 행동을 ‘정치파업’으로 규정하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아침 서울 일부 지역이 20㎝ 넘는 폭설로 뒤덮였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내달 5~6일 철도·지하철·급식노동자 등 7만명의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류한승 조직국장은 “조선일보의 ‘이 가뭄에 웬 파업?’이라는 기사가 연상되는 시대착오적 인식”이라며 “시민들 안전은 나몰라라 하는 오 시장으로 인해 결국 피해 보는 건 시민들”이라고 했습니다.
오승훈 선임기자 grantorin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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