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필리핀 케손시티의 아귀날도기지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국 방문을 계획하다가 한국 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오스틴 장관이 가까운 시기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던 중이었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서 언급된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그에 따른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오스틴 장관의 대화 상대방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임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3일 일본 교도통신은 오스틴 장관이 내주부터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해 미·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오스틴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용현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고, 윤 대통령이 이를 곧바로 수리했는데요. 후임 인사가 지명됐지만 정상적인 업무 수행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오스틴 장관은 일본만 찾습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이 7일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되는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일정을 소화한 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지난 4∼5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입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에 사전 통보 없이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데 대한 바이든 정부의 비판적 인식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탄핵 국면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탄핵 절차는 한국 내부의 절차"라며 "이 절차는 한국 헌법에 따라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습니다.
파텔 부대변인은 "한국의 민주적 시스템과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을 우리는 계속 기대할 것"이라며 "한국과의 모든 우선순위를 계속 발전시키고 강력한 한·미·일 3국 파트너십도 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관계, 이 동맹, 우리가 한국과 맺고 있는 파트너십은 태평양 양쪽(한·미)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한다"며 "이것은 공화당, 민주당 등 여러 다른 행정부를 초월해온 동맹이자 파트너십이며 한국에서도 계속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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